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당 화합을 주문했지만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이 문재인 의원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정조준해 공개적 비판을 쏟아내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사진)이 앞장섰다. 그는 25일 비공개 최고위원 조찬간담회에서 “당신(지도부)들은 큰 싸움 하라. 나는 문재인(의원) 잡으러 간다”고 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증발 사태에 대해 문 의원 책임론을 거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다른 최고위원들이 “어제 김 대표가 나서 매듭지은 일 아니냐”고 만류하자 이렇게 말했다. 함께 자리한 친노계인 우원식 최고위원 등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고 한다.
조 최고위원은 당대표실을 나가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원에 대해 “민생은 내팽개치고 지켜야 할 원칙을 버린 채 정파의 이익을 위해 대화록 공개, 정계 은퇴를 운운하면서 나라를 뒤집었던 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NLL 논쟁을 종식하자고 한다”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정면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당에 해를 끼치지 말고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말라”며 “당을 위기와 혼란에 처하게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민주당원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포함해 본인이 현명하게 거취를 결정하리라 본다”고 답했다.
조 최고위원은 “수사 결과에 따라 노무현 정부의 잘못이 명백하다면 관련 인사들이 정치·형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를 향해 “더 이상 특정 계파에 끌려다니거나 패권정치에 흔들려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부산 출신의 3선 의원인 조 최고위원은 친노계가 당권을 잡은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을 어렵게 받으면서 친노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자임해 오고 있다.
김영환 의원은 평화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문 의원은 현 사태의 가장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여론 악화 발언을 하지 말고 가만히 계셨으면 한다”며 “덮자고 해서 덮어질 상황이 아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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