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플렉스·CJ E&M, 기대작 개봉·반응에 급등락
수백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국산 대작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하거나 시사회를 열자 투자와 배급을 맡은 상장사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디어플렉스(영화 ‘미스터 고’ 투자·배급사) 주가가 5% 이상 급등락한 날은 18거래일 중 절반에 가까운 8거래일에 이른다. 지난 10일에는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등 10% 넘게 폭락한 날도 3거래일이나 된다.
순수 제작비만 225억원이 투입된 ‘미스터 고’가 한국과 중국에서 개봉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어서다. 개봉 첫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가 3위에 그친 것으로 나오자 미디어플렉스는 22일 가격제한폭 가까이 밀렸다. 하지만 중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만에 7769만위안(약 14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자 23일엔 곧바로 8% 넘게 급상승했다.
증권업계의 전망은 일단 밝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국내 관객 800만명, 중국 매출 3억위안(약 543억원)이 가능하다”며 “이 수치를 가정하면 미디어플렉스는 매출 573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CJ E&M도 국내 영화 사상 가장 많은 400억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초긴장 상태다. 제작비 전액을 댄 CJ E&M 주가는 이로 인해 18일 장중 4만1000원까지 오르며 1년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 시사회가 열린 23일에는 4%대 급락하며 아직은 시장에서 흥행을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설의 주먹’ ‘고령화 가족’ ‘더 웹툰’ 등 올 들어 개봉한 이 회사 영화들이 별다른 성과를 못 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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