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충남 가파마을, 고추따기·천연염색 체험…칠갑산 삼림욕도

입력 2013-07-23 15:30

충남 청양군 대치면 상갑리. ‘한국의 알프스’ 칠갑산(561m)을 안은 산간지역으로 충남의 마지막 오지다. 호리병 모양의 분지마을로 예부터 아름다운 언덕이란 뜻의 ‘가파(嘉坡)마을’이라고 불린다. 서울에서 2시간여 거리인 상갑리에는 64가구 140여명이 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60세를 넘었지만 지역활성화와 도농교류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가파마을은 사방이 칠갑산 줄기로 둘러싸여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분지 특성에 맞게 청양고추와 구기자, 오리농사로 생산한 쌀과 하천의 참게로 유명하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가파마을 가을고추는 일교차가 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과 미네랄 성분을 비롯해 각종 영양소가 많다. 풍부한 일조량과 칠갑산 맑은 공기 아래에서 재배하므로 빛깔이 곱고 과육도 두껍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마을 인근에 자리한 ‘청양고추랜드’를 찾는 외지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고추장 생산시설과 고추체험장, 방문자센터 등을 갖춰 종합적인 고추체험에는 적격이다.

가파마을의 체험거리로는 쪽물염색, 추수체험, 고구마캐기, 기름짜기 등이 있는데 그중 쪽물 천연염색이 가장 인기있다. 마을 관계자는 “가파마을 쪽염색의 특징은 매염(媒染)을 한 다음 염색을 하는 것으로, 색다른 체험방식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소개했다.

가파마을은 봄에는 봄나물 채취, 두부 만들기, 여름에는 고추 따기 체험, 삼림욕, 가을에는 메뚜기 잡기 및 자연산 송이 채취, 겨울에는 연날리기, 농악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농사체험, 천연염색, 장승 깎기, 떡 만들기 등은 1년 내내 가능하다. 먹거리로는 산채비빔밥, 고추장떡, 손두부 등이 인기다. 이 밖에 고추나 구기자, 멜론, 토마토 등을 직접 구입, 시식할 수 있다.

○각종 특산물과 자연학습장 인기

청양고추랜드는 청양에서 생산되는 특산품과 고추장을 사용해 유명식품을 제조한다. 구기자와 고추장을 합쳐 구기자고추장을 만들고 표고와 고추장, 벌꿀과 고추장, 고로쇠수액과 고추장 등 다양한 고추장을 생산해 팔고 있다.

가파마을 느타리버섯은 칠갑산을 중심으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풍부한 느타리버섯 재배의 최적지로 150여 농가가 현대화된 재배사에서 재배하고 있다. 재배 농민들의 높은 기술과 축적된 경험으로 고품질 버섯을 생산, 엄격한 선별과 규격포장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구기자도 청양의 중요한 먹거리 자원이다. 이곳 구기자는 철분과 베타인, 루틴, 비타민이 많이 함유됐다는 평이다.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이 즐겨 먹었다는 말이 있다. 특히 한방에서는 강장제, 해열제로 쓴다. 간기능 보호 작용도 뛰어나다. 가파마을에서는 체험객들과 함께 구기자를 활용해 구기자차, 술, 떡, 고추장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벌이고 있으며, 직접 시식과 구입도 가능하다.

최근 가파마을은 마을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장승과 콩밭 매는 아낙네의 구수한 이미지를 도입했다. 이미 마을 정보관에서 향토성과 서정성이 강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공해 청정지역 이미지나 고향 어머니 이미지를 알리겠다는 것. 고향을 떠난 세대들에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곳이다.

○역사가 있는 칠갑산

가파마을 인근에는 칠갑산을 탐방할 수 있는 8개의 맞춤형 등산코스가 개발돼 있다. 칠갑산 출렁다리, 장곡사, 정혜사, 도림사지 등이 있어 가족끼리 방문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칠갑산자연휴양림도 방문자들의 인기 코스다. 울창한 천연림의 아름다운 경관을 살려 1990년에 조성했다. 칠갑산의 울창하고 아름다운 천연림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청정한 삼림욕장으로 난방, 취사, 샤워가 가능한 통나무집 10동(100명 수용), 원두막 4동, 야영장 2개소(100명 수용), 강의실 1동, 전망대 1동 등을 갖추고 있으며 잔디광장, 산책로, 체력단련시설, 물놀이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산과 산중턱을 이어주는 천장호 출렁다리(207m)는 칠갑산 자락에 위치한 인공호반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충남의 알프스라 불린다.

칠갑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장곡사는 신라 문성왕 12년(850년) 보조선사 체징에 의해 창건됐다. 장곡사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좌(국보 제58호)를 비롯한 국보와 보물 등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조선 후기 애국지사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영정을 모신 모덕사는 1914년에 건립됐다. 선생이 살았던 고택에는 많은 장서를 보존하고 있는 장서각과 유물을 전시하는 전시관이 있다.

화성면 농암리 다락골에 있는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자 묘지인 다락골 줄무덤도 가볼만 하다. 대원군 집정 이후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심할 때 당시 홍주감옥에서 순교한 신자들이 많았는데 그 친척들이 야간을 틈타 이곳으로 운구해 암장한 것이라 한다. 한 분묘에 여러 사람을 줄줄이 모셨기 때문에 줄묘 또는 줄무덤이라 한다.

찾아가는 길

주소는 충남 청양군 대치면 가파로 506의 5.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천안논산고속도로와 당진대전고속도로로 진입, 신양 인터체인지 쪽으로 향하면 된다. 예약 문의는 (041)940-2401. 홈페이지 gapa.invil.org/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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