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파 최봉원 PD "R2, 7년만에 새 '성' 설렌다"

입력 2013-07-22 17:38
수정 2013-07-22 18:20
<p>2004년부터 9년째 매일같이 'R2' 하나만을 바라보며 동고동락을 한 순정파가 있다. 웹젠의 담당 최봉원 PD(39)다. ''No Rule, Just Power'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R2'은 '뮤'와 함께 웹젠의 대표 게임이다.</p> <p>2006년부터 4개의 성으로 경쟁해온 R2는 오는 25일 무려 7년만에 새로운 성인 '천공성 에탈리움'이 추가된다. 이 대규모 업데이트 사령탑이 최PD다. 그는 스스로 '신규 프로젝트를 함께 병행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9년간 R2만 담당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인터뷰 소식에 삼삼오오 동료들도 총출동했다.</p> <p>빡빡한 일정으로 인터뷰 중간에 자리를 떠야 한다며 미리 양해하면서 응원 온 사람, 30시간 동안 일을 하고 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나왔다는 이, 달변가 한재현 차장까지 1:4로 응원에 가세했다. '새로운 성인 '천공성 에텔리움'로 테스트 서버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최 PD를 판교의 웹젠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재현 차장(왼쪽)-최봉원 PD ■ ''천공성 에텔리움' 추가, 테스트 서버 팽팽한 긴장감'</p> <p>R2는 게임 중 최초로 '혼합유료화'를 시행했다. 혼합유료화는 흔히 유저들 사이에서 '무료 서버 오픈'이라고 불린다. 2008년 이 서비스로 동접과 매출이 크게 올랐다. 쉽게 말하면 음식점에 패기있게 붙어있는 '맛 없으면 돈 안 받습니다'라는 문구와 비슷한 이치다. 그만큼 게임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p> <p>이런 R2가 7월 25일 또 한 번 묵직한 업데이트를 한다. 이번 업데이트의 이름은 ''R2 Re:birth'이다. 즉 R2의 재탄생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는 은근한 속마음을 볼 수 있다.</p> <p>최 PD는 '원래 R2는 여름과 겨울 일년에 두 번씩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이번 업데이트는 성 하나가 더 추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래 2006년부터 4개의 성으로 경쟁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성을 추가했다. 또한 16개의 신규 사냥터와 파티 단위로 PVP를 즐길 수 있는 '팀 랭크전'도 준비되어있다'고 했다.</p> <p>마치 20년 동안 갈비살만 팔던 정통 고기집에 새로운 메뉴로 안창살이 추가되는 것과 같이 게임에 새롭게 등장하는 성에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규지역 천공의 섬 엘테르 최 PD는 '특히 이번에 추가되는 천공성 에텔리움의 경우 기존 공성전들과 달리 지상이 아닌 하늘에 떠있는 다리와 성에서 주요 전투가 벌어진다. 또한 공성 날짜가 기존의 성과 달라 유저들이 새로운 성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더욱 긴장감 넘치고 재밌는 경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p> <p>이어 '현재 테스트서버에서 '어떤 세력이 첫 공성에 성공할지' 즉 누가 첫 성주가 될것인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유저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번 새로운 성의 공성은 세력에 대한 자존심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3주 동안 서로 세력 다툼을 하며 팽팽하게 싸우고 있다. 성을 보유한 길드는 선택한 시간에 공성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승리한 길드의 당사자뿐 아니라 연합길드들도 승자로써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덧붙였다. ▲ 천공성 에텔리움 공성전 ▲ 천공성 에텔리움 공성전 그는 이런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No Rule, Just Power'이라는 R2의 슬로건에 맞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성이 추가되면서 '강한 자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p> <p>■ 'R2는 나의 운명'</p> <p>아주 특별한 업데이트에 설레는 최PD에게는 'R2'은 마치 하늘과 맺어준 인연 같다. 최 PD는 대학을 들어오기 전에는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부모님은 '대학만 가면 뭐든지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해냈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이제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5년부터 게임 쪽에 뛰어들었다'고 회고했다. 94학번인 그는 21살때부터 학교를 다니면서 게임업계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p> <p>이후 게임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코룸 온라인', '창세기전3' 등의 게임을 걸쳐 2004년 웹젠에서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R2'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R2는 그의 인생의 게임이 되었다. 그는 '신규 프로젝트를 함께 병행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9년간 R2만 담당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p> <p>사람으로 따지자면 R2는 최 PD의 손에서 무럭무럭 자라서 아빠에게 '나 남자친구 생겼어'라고 말할 수 있는 패기 넘치는 초등학교 2학년짜리 딸로 쑥쑥 자란 셈이다.</p> <p>옆에서 그를 몇 년간 지켜본 한 차장은 '정말 대단하다. 한 게임을 오래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한결같이 게임에 빠져 즐겁게 일한다. 그 모습을 닮고 싶다'고 했다.</p> <p>■ 'R2는 대규모의 재미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게임'</p> <p>실제로 그가 'R2를 통해 MMORPG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에 대한 정의가 나름대로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정의하는 MMORPG는 무엇일까? 'MMORPG라는 말에는 Massive(거대한)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게임 안에서 대규모에 맞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는 게임들도 있다. R2는 '대규모'의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p> <p>어떤 분야에서든지 10년을 있으면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전문가에게 특권이 있다면 다양한 것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 자신의 분야에 나름의 깊이가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최 PD에게도 마찬가지다.</p> <p>그는 이제 자타가 인정하는 R2 박사다. 'R2를 굉장히 오래 맡았다. 처음으로 한 프로젝트를 길게 맡아 시간이 참 빨리 흘러 간 것 같다. 그동안 R2를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여러 가지를 실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주춧돌을 탄탄하게 마련해놓았기 때문에, 그 위에 다양한 것을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p> <p>■ '대규모의 매력과 공정함이 R2 롱런 비결'</p> <p>'R2'라는 한 게임이 9년이라는 동안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그는 '대규모의 매력'과 '공정함'을 들었다.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유저들의 목소리에 많이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했다. 특히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고 사랑해주는 유저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공정함을 잃지 않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비결이다.'</p> <p>이런 공정함은 다소 '어렵다'는 의견을 아우르며 유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가 되었다. 최 PD는 '사실 R2가 쉬운 게임이 아니다. 온라인 게임에 경험이 많이 없는 한 여직원이 밤늦게까지 퇴근을 하지 않고 있어 무얼 하나 봤더니 R2를 그야말로 끙끙 거리며 하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게임이 너무 어렵다'며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며 웃픈(웃기고 슬픈의 줄임말)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p> <p>R2의 강점인 '대규모'가 주는 강렬함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커피 '아메리카노' 쓰디쓴 샷 추가처럼 중독성 있는 매력이다. 그는 'R2는 전투와 전쟁, 공성 등으로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 중 대규모의 매력을 가장 잘 끌어낸 게임이라 자신할 수 있다'며 웃었다. 최 PD는 '나에게 R2란 내가 좋아하는 MMORPG의 재미를 계속해서 찾는 과정 중 하나다. 앞으로도 MMORPG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겠다. 좋은 방향을 찾는 중이니 기대해달라'며 포부를 밝혔다. </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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