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화 교수 "'스토리헬퍼'가 되레 표절 막는다"

입력 2013-07-18 17:32
수정 2013-07-18 17:48
<p> 콘텐츠의 생명력은 '스토리'이다. 이제 비서같이 친절하게 스토리 구성을 도와주는 '스토리헬퍼'로 콘텐츠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18일, 서울 삼성동 엔씨소프트 R&D 센터에서 한국형 스토리텔링 지원 소프트웨어 '스토리헬퍼'의 모습이 공개되었다.</p> <p>무료 배포를 선언하며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스토리헬퍼'는 3년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2010년 5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약 3년간 30억 상당의 개발비가 사용되었다.</p> <p>이날 행사에서는 류철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소설가 필명 이인화)와 김명준 교수가 함께 스토리 라인을 잡아주는 독특한 소프트웨어인 '스토리헬퍼'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 이인화 교수(왼쪽)-김명준 교수 ■ '지적 재산권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p> <p>'스토리헬퍼'만의 특징이나 독창성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이인화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의 경우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집단작가 시스템에 맞도록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한 스토리에 어느 작가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주었는지가 주요 시스템이다'</p> <p>스토리라인을 잡아주는 것은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교수는 '작품을 창작하는데 노력을 100%라고 한다면, 작품 구상의 첫 번째 단계인 스토리 아웃라인이 5%다. 이 부분이 작게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크리티컬하고 결정적이다. 이걸 잡지 못하면 뒤의 단계가 진행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p> <p>'스토리헬퍼'는 확실히 장르문학 작가에게는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다소 독창적인 작품을 지향하는 순수문학 작가에게는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p> <p>이 교수는 '이 프로그램의 활용은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으로 나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보여주었을 때 책을 1권 이상 내거나 공모전을 경험해본 전문 작가와 초보 작가들이 다른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전문직 작가들의 경우 30개의 스토리 목록이 뜨는 것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스토리의 패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초보 작가들의 경우는 완전히 장면까지 나오는 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문 작가와 초보 작가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도움을 받았듯, 장르 작가와 순수문학 작가 역시 다른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p> <p>'스토리헬퍼'는 1406편의 영화를 분석하고 11만개의 장면을 분석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지적재산권'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 교수는 웃으면서 '나 역시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조사를 한 결과 '스토리헬퍼' 속 데이터베이스는 영화를 직접 분석해서 넣은 데이터이다. 따라서 2차 저작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p> <p>그렇다면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업데이트는 가능한 것일까? 이 교수는 '현재 데이터 베이스는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다. 이정도면 웬만한 스토리라인을 잡는데에는 충분하다고 자신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전무 역시 '합리적인 선 안에서 계속해서 업데이트와 서버지원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p> <p>■ '오히려 표절을 막는 소프트웨어'</p> <p>하지만 대학교 논술 시험을 채점할 때, 같은 학원에서 배운 학생들은 바로 티가 나듯 하나의 스토리헬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사람들끼리 이야기가 겹치거나 표절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p> <p>이 교수는 이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이 스토리를 다 써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름처럼 '스토리헬퍼'다. 작품을 쓰고자 하는 의욕과 의지는 있지만 줄거리를 잡지 못해 시작을 못하고 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비서같이 옆에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스토리를 추천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말하고 싶다'</p> <p>또한 비슷한 작품이 나오는 것에 대해 ''스토리헬퍼'에서 도움을 주는 것은 '플롯'에 관한 것이다. 플롯은 많은 패턴이 있을 수 없다. 셰익스피어는 많은 희비극을 썼지만 그가 발명한 플롯은 거의 없다. '햄릿'이나 '로미오나 줄리엣'등의 이야기는 기존의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이는 캐릭터와 주제의 문제다. 플롯을 완전히 고치겠다는 작가도 있었지만 실패했다. 어떤 주제, 어떤 디테일, 어떤 통찰을 넣었는지가 중요하다'며 오히려 독창적 작품이 나올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야기했다.</p> <p>표절 문제 역시 이와 이어질 수 있다. 그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다보면 매우 독창적이라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가들은 '더 고쳐야겠다'는 경각심이 생기게 된다. 여기서 필터링이 가능해진다. CJ에서도 표절 고민을 많이 했지만,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뒤 오히려 표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MOU를 맺은 상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이인화 교수, 김명준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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