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시대의 상품경쟁력 - 카페베네 김선권 대표

입력 2013-07-18 10:01

창조경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 방향이다. 하지만 누구도 속 시원하게 “이게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다”란 설명을 못하고 있다. 필자도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선문답같이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기술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기술 추격형 경제란 선진국이 개발한 기술을 계속해서 따라가는 후발형 기술개발을 말하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선도형 경제는 우리나라가 신기술을 먼저 개발한다는 의미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선진국과 벌어진 기술 격차를 5년이란 시간 동안에 따라잡고 앞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선도형 경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곧 기술의 문제보다 패러다임의 문제일 수 있다. 핵심은 선도형이란 단어다. 선도[先導]의 사전적 의미는 ‘앞장서서 이끌거나 안내함’이란 뜻이다. 앞장서서 이끌어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이나 인식체계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패러다임의 전환에 꼭 필요한 것이 문화현상이다. 애플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놀 수 있는 컨텐츠 생산환경까지 제공했기 때문에 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놀 수 있는 환경, 그것이 문화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반드시 스마트폰처럼 하드웨어 생산품만이 그 대상이 될까? 그렇진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도 훌륭한 선도형 경제라고 생각한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사람들의 커피 문화를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하워드 슐츠 역시 “스타벅스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문화도 판매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에도 가능성 있는 선도형 경제가 많이 있다. 바로 한류문화다. 한류는 상품을 문화현상으로 이끌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계속해서 승승장구 할지 아닐지는 지속적인 문화 컨텐츠의 개발에 그 결과가 달려있을 것이다. 단점을 평균수준으로 올려놓는 것보다 강점을 더 부각시키는 것이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더 유리하다는 말이 있다. 가수 싸이가 바로 그러한 경우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과도 상통한다.

한동안 언론에서 카페베네가 커피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라는 기사가 많이 게재되었다. 필자 자신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유럽의 카페와 한국의 사랑방 문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카페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있는 미국의 중심부인 뉴욕에 진출을 하고서는 그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타벅스와는 다른 커피 전문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이 모두 컨텐츠를 만드는 일이었고,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이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문화와 접목되지 않으면 잘 팔리는 상품에 불과할 뿐이다. 창조경제가 요구하는 것은 이제 열심히 상품만 만들어왔던 우리에게 장인의 혼을 불어넣듯이 문화를 불어넣어 문화상품 생산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문화는 생활을 바꾸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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