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는 게 더 싸네" 스마트폰 보험의 함정

입력 2013-07-17 17:20
수정 2013-07-18 01:43
고가폰일수록 자기부담금 커


직장인 김재희 씨(27)는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가 산 지 1년 정도 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를 잃어버렸다. 스마트폰 분실 보험에 가입한 것이 생각난 김씨는 통신사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그러나 “보험금을 받아 새 스마트폰을 사려면 약 45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보험 청구를 포기했다. 온라인 매장에선 갤럭시노트2 값이 44만원까지 떨어져 차라리 보험 혜택 없이 사는 게 쌌기 때문이다. 김씨는 ‘괜히 보험에 들어 보험료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3300만명 중 30%에 달하는 900만명이 스마트폰 보험에 가입했지만 정작 보험이 필요할 때 혜택을 보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와 그렇지 않고 자기 돈으로 새 스마트폰을 살 때의 비용에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조·통신사들이 지급하는 보조금을 이용해 새 스마트폰을 사는 게 더 싼 경우가 많다. 허위 분실신고를 하는 소비자들을 우려한 보험사들이 스마트폰 출고가의 30%를 무조건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보험상품을 설계한 탓이다.

예컨대 갤럭시S3를 1년 전 구입한 사용자가 SK텔레콤의 스마트폰 보험 중 보상액이 가장 많은 ‘스마트세이프플러스50’에 가입했다고 가정할 때 보험을 이용해 새 스마트폰을 받으려면 그간 냈던 보험료 등을 포함, 26만9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점 등에서는 현재 24만원 선까지 떨어진 제품이다.

출고가가 비싼 스마트폰은 본인 부담금이 더 높아진다. 보험 상품이 보상하는 최대 한도(85만원)와 제품 출고가를 뺀 금액인 초과부담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2의 경우 출고가 99만900원의 30%인 29만9700원에 초과부담금 14만9000원까지 내야 한다. 보험료까지 합하면 50만원 넘는 돈을 내야 새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다.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통신사 보조금 때문에 최저 44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실 보험을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의 할부원금(실제 부담가격)과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자기부담금을 비교하라”고 조언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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