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시중 자금이동 들여다보니…은행 수시입출식예금 16조원 늘었다

입력 2013-07-15 17:26
수정 2013-07-16 01:53
韓銀분석, 저금리 영향으로 대기성 자금 몰려
금리 반등 하반기엔 정기예금·주식펀드 주목



지난 상반기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MMDA) 상품에 머문 자금이 16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갈 곳이 마땅찮아진 대기성 시중자금이 은행권 단기상품인 수시입출식예금을 피신처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이들 자금 중 상당액이 그간 외면받았던 정기예금이나 주식형펀드로 이동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상반기 대기성 자금 급증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이다. 수시입출식예금에는 월급통장으로 쓰는 저축예금과 개인 및 법인 수시입출식예금, 기업자유예금 등이 포함된다.

수식입출식예금은 상반기 중 16조2766억원(6.32%) 늘어 6월 말 기준 273조7406억원에 달했다. 이영아 기업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부 과장은 “상반기에는 소득세법 개정, 부동산 대책, 주가 급등락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대거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556조4386억원이던 정기예금 잔액은 올 6월 말 546조9247억원으로 9조5139억원(1.71%) 줄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크게 낮아진 데다 저금리가 지속된 여파다. 증시 부진에 따라 상반기 중 많은 투자자에게 ‘아픔’을 준 주식형펀드도 이 기간 2조6623억원 감소했다.

반면 정기적금은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뚜렷한 증가세다. 정기적금은 6개월 동안 3조원가량 늘었다. 이는 전체 잔액의 10%에 달하는 큰 규모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상당수 예금이 적금에 분산 가입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반기엔 정기예금 주목”

하지만 하반기에는 자금 흐름이 달라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정기예금이 감소세를 멈추고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부터 다시 인기를 찾을 것이라는 게 프라이빗뱅커(PB)들의 예상이다. 시장금리가 상승 중인 데다 경기회복세가 뒷받침되면서 예금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준영 외환은행 반포퍼스티지WM센터 PB팀장은 “연말로 갈수록 예금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3~6개월짜리 정기예금에 먼저 가입했다가 연말에 금리 추이를 봐서 1~2년짜리 상품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며 인기를 끌었던 채권형펀드는 인기가 식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신 주식형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나 절세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주식 매매차익이 여전히 비과세되는 상황에서 추가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훈 하나은행 영업1부골드클럽 PB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 1900선이 무너지면서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주가연계증권(ELS)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문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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