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SOC 공약 3개중 1개, 경제성 이미 '낙제점' 평가

입력 2013-07-15 17:14
수정 2013-07-15 23:28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공사비 대비 편익 떨어져…'돈 먹는 하마' 전락 우려
기재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포항~삼척 고속도로, 여수~남해 간 한려대교 등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지방에 약속한 사회간접자본(SOC) 공약 세 개 중 한 개는 과거 경제성 평가에서 이미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와서 대선 공약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부실 덩어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제시한 27개 신규 지방 SOC 공약 가운데 10개는 지난 10여년 사이에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났고 이 중 9개는 ‘경제성 부족’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비춰보면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지 않은 17개 공약 사업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비용 대비 편익(B/C)이 1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KDI가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면 10개 지방 SOC 공약(사업 수 기준 12개)의 평균 B/C는 0.66에 불과했다. 대부분 공약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사업별로 보면 6조5464억원이 투입되는 총 연장 180㎞의 포항~삼척 고속도로는 B/C가 최저 0.26에 불과했다. 길이를 58㎞ 정도로 줄여 포항~영덕까지만 도로를 깔면 공사비는 3조4000억~3조5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지만 경제성은 0.33~0.34에 그쳤다. 도로에 대한 장래 교통 수요가 부족해 예산 낭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를 잇는 한려대교는 10개 지방공약 중 가장 경제성이 부족했다. 장대교량을 이용해 지으면 B/C가 0.045에 불과했고 해저 터널과 해상 교량을 활용해 짓더라도 0.108에 그쳤다. 공사비만 1조40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31년까지 하루평균 차량 통과 대수가 1만대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3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중부내륙철도도 경제성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이천~충주~문경을 잇는 이 철도 노선은 2017년 기준 하루 승차 인원이 1만4600여명에 그쳐 B/C가 0.29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어봐야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얘기다.

전북 부안과 고창을 잇는 부창대교(0.54), 광주광역시~완도 고속도로(0.66), 춘천~속초 복선전철(0.75)도 경제성이 떨어졌다. 경제성을 갖춘 사업은 인천도시철도2호선(1.01)이 유일했다.

수도권 복선전철은 전체 세 구간으로 나뉘는데 구간별로 보면 월곶~판교 구간(1.04)만 경제성이 있고 인덕원~수원 구간(0.95), 여주~원주 구간(0.76)은 경제성이 없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여부는 경제성뿐 아니라 정책적 추진 필요성, 지역 균형 발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요인을 감안해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이 대다수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 분석 없이 사업을 추진해달라는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역 공약 원안 고수’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주문하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예비타당성 조사를 철저히 하고 이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치적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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