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10대의 '엽기적 살인'

입력 2013-07-10 17:14
수정 2013-07-11 01:09
모텔서 성폭행하려다 살해
시신 난도질…뼈만 숨겨둬


성폭행 미수 끝에 살인을 저지른 10대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3월 경기 수원시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뒤 뼈에서 살점을 떼내는 수법으로 시신을 훼손한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엽기적인 사건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혐의(살인 및 사체 유기 등)로 심모군(19·사진)을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심군은 지난 8일 오후 9시께 용인시 기흥구의 한 모텔에서 A양(17)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심군은 이날 오전 5시28분께 친구인 최모군(19)과 함께 모텔에 투숙, 평소 알고 지내던 A양을 불러냈다. 그는 최군이 같은날 오후 7시38분께 먼저 모텔을 빠져나가자 1시간여 뒤 A양을 살해했다. 시신을 처리할 방법을 궁리하던 그는 미리 준비한 공업용 커터칼로 16시간에 걸쳐 A양의 살점을 뼈에서 분리해 변기에 버렸다. 30여개로 추린 A양의 뼈와 남은 살점은 김장용 비닐봉지에 담아 자신의 집 앞마당에 있던 장롱에 숨겨뒀다.

심군은 A양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수사망을 좁혀오자 10일 0시30분께 경찰에 자수, 긴급 체포됐다. 그는 고교 중퇴 후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심군은 범행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한차례 자살을 기도한 적 있다”며 “어린 나이에 전과도 없는 심군이 왜 이런 식으로 시신을 훼손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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