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착륙 사고] 충돌 8초전 속도장치 급변경…기체 결함 vs 과실 규명 '열쇠'

입력 2013-07-09 17:46
수정 2013-07-10 02:44
美 NTSB, 조종사 조사

착륙 34초전까지 정상속도…자동 항법장치 풀고 수동 전환
엔진 출력 50%…추력 이상…활주로 공사도 사고영향 분석



아시아나항공 214편(보잉777)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8일(현지시간) 사고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부장을 불러 조사를 했다. 데버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종사들이 어떻게 사고기를 조종했고, 어떻게 훈련받았고, 어떤 비행 경험을 지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조종사의 과실이 주된 사고 원인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항공기 사고는 한 가지 문제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며 “여러 문제가 복합작용하며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속도 조절장치’ 사용 여부

NTSB 조사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충돌 82초 전, 고도 1600피트(4876m)에서 자동항법장치를 해제하고 수동으로 바꿨다. 충돌 34초 전까지만 해도 착륙시 권장 속도인 시속 252㎞와 거의 차이가 없는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했다. 그 후 속도가 줄면서 충돌 16초 전 시속 207㎞, 충돌 3초 전에는 191㎞로 떨어졌다. 이 때부터 50%였던 엔진 출력을 높여 속도와 고도를 올리려고 했지만 결국 활주로 방파제에 충돌했다. NTSB는 비행 속도가 왜 줄었고, 조종사들이 왜 사전에 대응하지 못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체결함 △‘자동 속도조절 장치(auto-throttle)’의 조작 실수 등을 거론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을 인용, 자동 속도조절 장치의 사용 여부가 조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종사들이 이 장치를 꺼놓고 켜져 있는 것으로 착각해 속도를 제때 올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비행기록장치에 따르면 충돌 8초 전에 속도조절 장치가 앞쪽(고속)으로 이동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동으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조종사들이 움직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자동 속도조절 장치 작동 여부는 블랙박스를 해독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창경 인하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비행기를 들어올릴 만큼의 양력(물체에 수직으로 받는 힘)을 발생시키지 못해서 계속 하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비정상적인 착륙 과정이 기체 결함 때문인지, 아니면 조종사의 실수 등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정확한 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활주로 공사도 조사 대상”

허스먼 위원장은 이강국 기장의 보잉 777 운항 경험이 43시간에 불과하다는 언론들의 지적에 대해 “조종사의 비행 경험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가 기종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며 전 세계 곳곳을 다니는 여객기 조종사는 처음 가보는 공항에 처음 착륙하는 일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활주로 공사도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공항구조와 확장공사 등도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은 미 연방항공청으로부터 대형 항공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활주로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공사로 인해 자동 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들도 착륙 전에 자동항법장치를 해제하고 시계비행으로 전환했다. 보잉777의 조종사 출신인 오스카 가르시아 인터플라이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조종사들이 수동착륙을 꺼리고 자동착륙장치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것이 조종사들의 기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한 전문가도 “조종사들이 자동비행에 의존하면 할수록 돌발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NTSB는 조종사들이 비행 72시간 전부터 무엇을 했는지, 그것이 피로로 연결됐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안정락 기자 jang@hankyung.com

■ FDR·CBR·오토파일럿

○FDR(flight data recorder)=비행자료기록장치. 사고기의 비행 상태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로 고도, 대기 속도, 기수 방향, 수직 가속도, 시간 등이 기록돼 있다.

○CBR(cockpit voice recorder)=조종실음성녹음기.조종사가 관제탑과 교신한 내용과 상황을 모두 녹음한 기록.

○오토파일럿(auto pilot)=항공기의 자동 조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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