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 -유리수와 무리수 이야기
우리는 생활 속에서 자연수, 정수 등을 사용하다가 정밀한 계산을 하기 위해서 소수와 무리수, 유리수 등을 찾아내었다. 유리수와 무리수, π 등이 언제 생겨났고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는지 알아보자.
▨ 유리수와 무리수
유리수의 ‘有理(유리)’에는 ‘사리에 맞다’ 또는 ‘이치가 있다’라는 뜻이 있으며 유리수는 ‘사리에 맞는 수’ 또는 ‘이치가 있는 수’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유리수는 영어 rational number를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rational은 ‘ratio+nal’로서, ‘비 또는 비율’을 의미하며 ‘두 정수의 비 또는 비율로 나타낼 수 있는 수’를 의미한다.
무리수는 유리수와는 달리 ‘이치에 맞지 않는 수’ 또는 ‘불합리한 수’로 뜻풀이를 할 수 있다. 영어 ‘irrational number’를 번역한 것으로 ‘irrational’은 ‘이성이 없는’ 또는 ‘불합리한’의 뜻이다. 따라서 irrational number를 ‘이치에 맞지 않는 수’ 또는 ‘불합리한 수’라고 번역할 수 있다. 그러나, irrational에서 ir은 ‘...이 아니다’를 나타내므로 ‘무리수’는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π의 역사
π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περτφετα>의 머리글자로 고대 국가에서는 토지 측량에 필요한 기하학이 일찍부터 발달하여 원의 둘레의 길이나 넓이를 계산하는 데 π의 근삿값으로 이미 3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π의 값을 체계적으로 계산한 사람은 아르키메데스로 알려져 있고, 1706년 영국의 문필가 존스에 의해서 최초로 사용되었다. 그러고 π는 1736년 오일러가 사용한 후부터 원주율을 나타내는 상수로 사용되었다.
고대 동양에서도 정확한 원주율 값들을 계산한 바 있다. 고대 중국의 유명한 수학책인 「구장산술(九章算術)」에 나타난 원주율은 약 3 정도였다. 그러나 훗날 구장산술에 주석을 단 수학자 유휘는 3세기께 아르키메데스보다 훨씬 더 정밀한 원주율 값을 계산해내었고, 6세기께에는 중국 남송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였던 조충지가 π=3.1415926…이라는 놀랄 만한 원주율 값을 계산해 자신의 저서 「철술(綴術)」에 기록하였다. 이는 355/113라는 근삿값으로 서양에도 전해졌고, 서양에서는 15세기까지도 이처럼 정확한 원주율 값은 나오지 않았다.
구약성서(B.C. 950) : 3
이집트(B.C. 3000) : 3 + 1/7=3.1428…
바빌로니아 점토판 : 1 + 1/8=3.215…
인도(A.D. 499) : 62832/20000=3.1416
중국(3072각형) : 355/113=3.1415929…
π의 값은 3.14159265358979323846…로 끝없이 계속되는 무한소수이며 현재 슈퍼컴퓨터로 π의 값을 10억 자릿수 이상까지 계산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쓰는 수는 인간의 위대한 지성의 산물이며 문명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확장되어왔고, 우리 생활의 절실한 필요에 의해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할 때 숨은 수학의 이야기를 알고 공부하면 좀 더 재미있는 수학이 되지 않을까?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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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원어민의 명사구분 장치를 분석하면…
영어 문법에서 대단히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항상 우리를 괴롭히는 품사가 있다. 바로 명사다. 영어의 명사는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를 엄밀하게 구분해서, 셀 수 있는 명사는 반드시 단수일 때 앞에 a(n)를, 복수일 땐 뒤에 -s를 붙이고, 셀 수 없는 명사는 이런 것을 붙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명사가 셀 수 있는 명사이고, 어떤 명사가 셀 수 없는 것인지 도무지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영어에 존재하는 수십만개 명사의 카운팅 여부를 전부 암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원어민들은 당연히 이것을 외워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명사를 생각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구분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셀 수 있는(없는) 명사의 리스트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원어민들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명사 자동 분류장치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서 우리들의 머리 속에서도 그 장치가 작동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물론 우리말에도 명사가 있다. 단수 복수 개념도 존재한다. 우리말은 복수명사를 말할 때 뒤에 ‘-들’을 붙인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엄밀하게 지키지 않는다. 가령 ‘밤하늘에 별이 참 많다’와 ‘밤하늘에 별들이 참 많다’ 이 두 문장을 비교해보라. 어떤 것이 더 자연스러운가. 하늘에 별은 여러 개가 있으므로 ‘별들’이라고 하는 게 원칙이겠지만 우리는 오히려 ‘별이 참 많다’ 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원어민들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명사 구분장치를 한번 분해해보자.
명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셀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구분하는 것인데,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영어에서 셀 수 있는 명사는 ‘하나’를 정의할 수 있는 명사다. 가령 pen(펜)과 chalk(분필)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우리말의 관점에선 ‘펜 하나’이든 ‘분필 하나’이든 별 차이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우리가 ‘펜’이라고 하면 우리 머리 속엔 하나의 펜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이제 그 펜을 분해해보자. 뚜껑, 용수첼, 볼펜심… 그리고 그 중에 하나를 집어 들어보자. 그것을 여전히 펜이라 부를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펜은 완전한 하나의 개체로 존재해야 펜이다. 즉 ‘펜 하나’라는 개념이 정의되고, 그래서 셀 수 있는 명사다. 분필은 상황이 좀 다르다. 분필은 절반을 부러뜨려도 분필이고, 거기서 또 절반을 부러뜨려도 여전히 분필이다. 즉 분필은 펜과 달리 ‘분필 하나’라는 개념을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셀 수 없는 명사다.
다른 명사도 한번 생각해보자. 보통 우리가 ‘물질명사’라고 부르는 액체, 고체, 기체는 모두 셀 수 없는 명사다. 왜? 분필과 마찬가지로 ‘물 하나’를 정의할 수 없잖은가. 물론 ‘물 한잔’이라고 말할 순 있다. 이땐 물을 센 것이 아니라 ‘a cup of water’ 이렇게 물을 담은 단위 cup을 센 것이다. ‘빵’은 어떨까. ‘빵 하나’는 정의가 될까? 빵을 반으로 잘라보자. 여전히 빵이다. 거기서 또 반으로 잘라도 마찬가지다. 즉 빵은 셀 수 없는 명사다.
커피(coffee)는 어떨까. 기본적으론 액체이므로 water와 마찬가지로 셀 수 없는 명사다. 그런데 실제로 원어민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을 들이보면, “Two coffees, please”와 같은 표현을 흔히 쓴다. 카페 안에선 원어민 두뇌의 명사 분류장치가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coffee는 더이상 물질명사가 아니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여러 메뉴 중에서 coffee라는 메뉴 하나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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