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틈새시장 상품
인컴펀드
이자와 배당수익 추구…채권형은 리츠에도 투자
글로벌 자산배분펀드
금융시장 불안하면 환차익 통해 손실 완화
재산의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안전자산은 무엇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금, 미국 국채, 현금 등이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하지만 끝없이 오를 줄 알았던 금 시세는 2011년 9월을 고점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미국 국채 가격도 크게 내려가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면 예금도 그 실질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엄밀한 의미에서 재산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진정한 안전자산이란 없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처럼 뾰족한 재테크 대책을 찾기 어려울 때는 해외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물가연동채·브라질 국채 주춤
30년 만기 국고채, 물가연동국채, 브라질 국채 등은 지난해부터 주요 증권사를 통해 PB 고객들에게 인기리에 팔렸던 상품이다. 세 상품 모두 정부가 원금 지급을 보장하는 국채라는 점을 강조하며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소개됐다. 또 정부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연간 금융소득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내리면서 절세 마케팅 차원에서 판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30년 국고채 인기의 원동력은 향후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가입 시점의 금리 수준이 유지되고 채권 평가익도 추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5월 이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해당 상품은 오히려 평가손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이다. 특히 원금가치 상승분은 비과세, 이자소득은 분리과세가 적용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 집중적으로 팔린 상품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가 크게 안정되면서 해당 상품은 투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세제 혜택도 이익이 난 다음에야 얘기할 수 있다.
브라질 국채는 가장 치명적인 손실을 안겨준 상품이다. 높은 금리와 한국과 브라질 정부 간 조세 협약에 따른 비과세 혜택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상품이지만,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이를 막기 위해 브라질 정부가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올리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 채권 평가손이 발생했다.
○여러 국가 분산투자 간접상품 유리
지난해 좋은 성과로 올 들어 판매가 급증한 채권형 펀드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에 투자된 채권형 상품의 손실이 크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축소 가능성에 금리가 급등했고, 중국과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의 경제 성장 둔화가 우려되면서 투자 자금 이탈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은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한 원금과 이자가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금리가 올라 평가손이 발생하더라도 만기 자금은 고금리로 재투자되기 때문에 채권펀드의 손실은 주식보다 빠르게 복구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흥시장 채권과 글로벌하이일드채권에서 20~30% 넘는 손실이 발생했지만, 1년 뒤에는 대부분 손실이 만회됐다.
향후 금리가 오른다고 하는데 해외채권형 펀드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는 걸까.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를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미국 국공채 펀드다. 이는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채권형 상품 중 하나다. 따라서 국채 가격 폭락을 우려하는 미국의 언론 기사는 철저히 미국인의 시각이다.
반면 한국에서 많이 판매된 펀드 유형은 신흥시장 채권형과 하이일드 채권형이다. 이들 상품은 미국 금리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글로벌 경제 동향에 보다 민감하다. 투자 대상국의 경제 여건이 개선되거나, 투자 기업 신용도가 높아질 때 해당 채권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미국의 경제여건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과거 금리 상승초기에 성과는 부진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경기회복 기대가 현실화돼 양호한 수익을 보여줬다.
다만 브라질 국채와 같은 단일 국가 채권은 여전히 투자 위험이 큰 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브라질 정부채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유럽 금융위기가 중남미로 번질 수도 있다. 때문에 여러 나라에 분산투자되는 간접투자상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투자대상국 정치·경제 상황 따져봐야
최근 신흥시장 투자지역도 매우 다양해졌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등 프런티어마켓까지 부상하고 있다. 투자성격에 맞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쾌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친디아나 브릭스 프론티어 등 ‘묶음 펀드’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면 투자 대상 국가의 경제와 정치 상황을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경기회복이 시작된 지역이나 경제환경이 안정적인 지역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해외펀드는 투자주체에 따라 역외펀드와 해외투자펀드로 나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역외펀드는 해외운용사가, 해외투자펀드는 국내운용사가 설정한다.
환헤지 여부는 해외펀드 가입시 중요한 부분이다. 가능하면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헤지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펀드가 만기에 이르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는데 그동안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투자한다면 인위적인 환헤지 방식이 오히려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해외펀드는 국내펀드보다 더 장기적인 투자를 각오하고 가입해야 한다. 금방 들어갔다 나올 생각이라면 수수료만 많이 낼 뿐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프런티어마켓 펀드 주목
금융상품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일정 수준 제한해 시황에 큰 영향 받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자와 배당을 추구하는 인컴 펀드가 대표적이다. 고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채권과 높은 배당수익을 제공하는 고배당주에 함께 투자해 꾸준한 현금 유입을 기반으로 자산 증식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채권형 상품에 시가배당률 높은 주식과 부동산 증권(REITs)을 추가해 더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한다. 기본적으로 주식이 편입된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 투자 상품으로는 적절치 않다.
달러화로 투자되는 자산배분 펀드도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때 안전통화의 대명사인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며 시장이 안정될 때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달러화로 투자되는 역외펀드인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분산투자 효과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전 세계 주요 글로벌 기업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변동성을 줄일 뿐만 아니라 달러화 투자를 통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금융시장 불안 시에는 환차익을 통해 손실분을 완화시켜 주고 시장안정 시에 나타나는 환차손은 투자수익 증대로 보완이 가능하다.
특히 틈새마켓에 투자하는 프런티어마켓 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적은 제3세계 투자 상품을 포함할 경우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중동·아프리카 지역과 동남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 구성을 갖고 있어 미래가 더욱 밝은 시장이다. 해당 시장은 가격 변동성도 낮아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편성할 수 있다.
최성호 우리은행 제휴상품부 차장 choi.sh@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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