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4안'확정
특혜시비 논란에 경매방식조차 경매
낙찰가 3조 전망 … 결국 통신요금 오를 것
미래창조과학부가 28일 롱텀에볼루션(LTE)용 주파수 추가 할당 방안을 확정, 발표하자 통신 3사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종 확정한 방안은 두 가지 경매를 동시에 진행한 뒤 입찰총액이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 통신사들은 “미래부가 경매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열 경매를 조장하고 있다“며 “주파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돈싸움 막아야 할 정부가…”
미래부가 발표한 할당 방안은 쟁점이었던 ‘1.8기가헤르츠(㎓) KT 인접대역’을 배제하는 경매안(제1안)과 이를 포함하는 경매안(제3안)을 모두 입찰에 부친 뒤 가격이 높은 쪽을 채택하는 ‘1+3안’(제4안) 방식이다. 두 개의 방안을 제시하고 경매에서 더 높은 가격을 써낸 사업자가 경매 방식까지 정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1.8㎓ 인접대역이 필요한 KT는 3안이, 이를 막아야 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안이 채택되도록 각 안의 입찰가를 높이는 치열한 돈싸움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KT가 인접대역을 차지하면 기존 도로에 갓길만 트는 방식으로 지금보다 두 배 빠른 최대 150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의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일제히 “돈싸움을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돈싸움이 벌어지도록 할당 방안을 짰다”고 지적했다. 통신업계는 최종 낙찰가격이 3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가 제시한 최저 가격(1조9202억원)보다 1조원 이상 높다.
○모두가 불만인 경매안
KT는 가장 강도 높게 미래부를 비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담합해 인접대역 주파수 가격을 올려놓으면 비싼 가격에 사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KT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경쟁사들의 담합으로 주파수 가격이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뛰면 낙찰을 받아도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 인접대역을 경매 대상에 포함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KT가 인접대역을 할당받으면 7조원가량의 특혜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SK텔레콤은 “KT 인접대역이 할당안에 포함됨에 따라 낙찰가격이 치솟아 경매가 과열되고 통신시장 경쟁 구도가 왜곡될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비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경매가 과열되면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주파수 가격이 올라가면 통신사들이 통신요금을 올려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주파수 할당 방안을 공고한 뒤 7월 말까지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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