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백 '2세 경영인'의 새 도전…천연 라텍스 소재 의자 8월 세계 첫 출시

입력 2013-06-25 17:07
수정 2013-06-26 00:24
매출 15% 급감 불황 속 작년 6월 경영승계 받아
가격 인하보다 소재·디자인 파격 실험
여성전용 상품도 만들 것


정관영 듀오백코리아 사장(41·사진)은 지난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작년 국내 의자시장(4000억원 수준)이 전년 대비 15%가량 줄어들 정도로 경기 침체가 깊었기 때문이다. 듀오백코리아의 매출도 지난해 11.7% 감소(360억6960만원)하는 타격을 입었다. 1987년 회사 설립 이후 첫 적자(4억9098만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불황이라고 해서 마냥 가격을 낮출 수만도 없었다. 정 사장은 ‘불황에 관계없이 의자 품질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소재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천연라텍스 채택

듀오백코리아는 올해 8월 천연라텍스를 넣은 의자를 처음 내놓는다. 기존 듀오백 제품에 라텍스 좌판을 적용한 제품이다. 정 사장은 “천연고무를 원료로 썼기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통풍이 잘되고 항균 작용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라텍스는 원액을 틀에 붓고 찐 다음 이를 다시 세탁해 건조해야 하는데, 제조 과정이 길고 복잡했다. 듀오백코리아는 10억여원을 별도로 들여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정 사장은 “지난 10일 미국 네오콘가구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바이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며 “파격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변신 시도

듀오백코리아는 1987년 의자 부품을 만드는 해정산업에서 출발했다. 창업주인 정해창 회장이 해외 전시회에서 우연히 ‘듀오백’ 기술을 접하고 이를 국내에 들여왔다. 듀오백은 독일 함부르크 의과대학에서 ‘두 개의 등받이를 이용해 척추 등 요통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회사는 1995년 독일 그랄사와 듀오백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1997년 ‘듀오백’ 의자를 내놨다. 2002년엔 듀오백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

지금의 정 사장은 정해창 회장의 큰아들이다. 1999년 입사했고 2004년부터 아버지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6월 정 회장이 물러난 뒤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신제품 ‘듀오백 2.0’을 내놓으며 변신을 시도한 적이 있다. 이 제품은 좌우 등받이 폭과 높이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바꿨다. 이와 함께 듀오백 2.0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했다. 2010년 자회사로 설립한 교육콘텐츠 업체 DBK에듀케이션과 정보기술(IT) 업체 DBK네트웍스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진로 컨설팅, 집중력 강화 프로그램 등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성 위한 의자 만들겠다”

정 사장은 “의자 신제품이라면 단순히 기능 개선 또는 디자인 강화 정도로만 예상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를 통해 의자는 ‘앉는 것’이 아니라 ‘앉아서 성취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을 위한 전용의자도 개발할 방침이다. 의자는 대부분 남성 체형 중심으로만 개발돼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여성들이 의자에 앉으면 발이 뜨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의자 시장에서 천대받아온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는 흐름이기 때문에 반등의 기회가 올 것”이라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불황을 타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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