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 김홍수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오면서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는 무덥지만 벌써부터 휴가철에 대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통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1~2주간은 순탄하게 체중을 감량해 나간다.
그러나 대다수가 체중에 변화가 없는 ‘정체기’가 찾아오는 순간 쉽게 포기하고 만다. 사실 다이어트 정체기는 줄어든 체중에 몸이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다이어터들은 평소와 똑같이 조금만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데 체중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일쑤다.
이런 이들은 대부분 다이어트를 중단한다. 이 경우 줄어들었던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요요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다이어터의 모습은 만성 B형 간염 환자와 많이 닮아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도 진단 초기에만 심각성을 인지해 질환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소홀해진다. 실제로 많은 B형 간염 환자들은 몸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스스로 병이 완치됐다고 판단해 치료를 중단한다. 하지만 그 이후 B형 간염 치료의 ‘요요현상’으로 약제 내성이나 심각한 간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일정 기간 복용하면 혈액 내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효소 수치가 감소하면서 신체적 증상은 사라진다. 하지만 이는 질환 완치가 아니라 호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B형 간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다. 또 바이러스 증식이 약해지거나 없어지는 비증식기에도 10~2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고 심지어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35% 정도가 치료 중에 임의적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중단 이유는 ‘증상이 사라졌기 때문(71%)’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많은 환자가 담당의사의 소견이 아닌 단순 증상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결정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또 중단 후에는 급격한 간수치 상승이 있을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약을 처방받은 것보다 적게 복용하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몸 속에 약의 양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에 이르지 못해 약제 내성을 가지는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질환이 악화되는 주된 요인이다. 따라서 담당의사의 지시에 따라 양과 시간을 잘 지켜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B형 간염 환자는 대부분 평생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생활 데이터를 통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억제효과와 낮은 내성 발현율,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불편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간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만이 요요현상 없는 건강한 삶이라는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임을 명심하자.
김홍수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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