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동성 위기 우려 커져
중국 증시가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와 성장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24일 5% 이상 폭락했다. ‘버냉키 쇼크’의 여진으로 살얼음판을 걸어온 국내 금융시장은 중국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11개월 만에 1800선 밑으로 떨어지고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주식·채권·외환시장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가 경기 경착륙으로 이어지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코스피지수 저점이 예상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3.82포인트(1.31%) 급락한 1799.01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8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7월26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채권·외환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7원 올라 달러당 1161원40전에 마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8%포인트 오른(채권값 하락) 3.12%를 기록, 전 거래일에 이어 심리적 저항선인 연 3%를 넘는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중국 정부의 ‘돈줄 죄기’에 대한 우려로 상하이종합지수가 오후 2시30분께(한국시간) 2000 밑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5.29% 폭락한 1963.24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작년 12월 초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금 이탈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주가, 통화 가치에 이어 채권 가격까지 동반 급락(금리 급등)했다”고 말했다.
황정수/하헌형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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