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기업대상] 최고의 CEO…서진원 신한은행장·조규승 화천기계 대표·천종윤 씨젠 대표

입력 2013-06-24 15:35
수정 2013-06-24 18:47

사단법인 한국경영인협회가 2013년 ‘대한민국 최고기업·최고CEO 대상’ 기업을 선정해 24일 발표했다. ‘대한민국 최고기업·최고CEO 대상’은 한국경영인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시상 제도로 이번에 12회째를 맞는다. 한국의 기업, 기업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시상함으로써 한국 기업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한국 기업인을 세계 최고의 기업인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심사 결과 최고CEO에는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규승 화천기계 대표, 천종윤 씨젠 대표가 선정됐다. 에쓰오일, 현대건설은 ‘월드클래스(World Class) 기업’ 부문 수상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현장·실행·원칙경영으로 신뢰구축

‘신뢰(信賴)와 상생(相生).’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경영철학이다. 서 행장은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금융업 특성상 신뢰는 최우선 가치이며, 최근 사회공동체의 행복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면서 상생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고 경영철학을 설명했다. 이런 경영철학 실현에는 ‘현장 중시’ ‘실행 중시’ ‘원칙 중시’ 등 3가지 경영 원칙이 중심을 이룬다. 그가 생각하는 신뢰와 상생은 조직 내부적으로는 직원 간, 영업 현장과 본부 간, 노사 간 서로 믿고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고객, 주주,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서 행장은 신한 사태라는 조직의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2010년 말 취임했다. 그가 취임 이후 가장 집중했던 일은 고객·직원과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그는 영업점을 수시로 방문하고 전국 직원 간담회 등을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본부 정책에 반영했다.

사내 통합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포털인 ‘광장 2.0’도 열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교류토록 했다. 광장 2.0을 도입한 이후 연간 5000명 이상이 참여해 1만3000건 이상의 경영 개선 제안이 쏟아졌다. 제안한 아이디어는 채택률도 높아져 실질적인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업무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전용 적금상품 등이 좋은 사례다. 광장 2.0은 신한은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수단이자 건강하고 열린 조직 문화를 확산시키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그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각종 복지 혜택 확대는 물론 뮤지컬 공연과 배우자 초청 행사, 신한 영웅찾기 등을 통해 신명나는 일터 구현을 위해 애썼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은 2011년 은행권 최초로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수익성 건전성 등에서 타행 대비 차별화된 성과를 내고 있다. 장기 성장 사업 중 하나인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3년 연속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서 행장의 안정적인 경영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2011년 말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한은행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이로써 해외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내 은행 최고의 대외 신인도를 평가받았다. 지난해 ‘현재를 깨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Hit The Future’를 중장기 경영 아젠다로 설정했던 서 해장은 올해는 ‘창의와 혁신, 새로운 신한 스탠더드 확립’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세웠다. 생존 역량 강화와 내실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금융문화 선도, 창의적인 인재 육성 및 조직 활력 제고 등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조규승 화천기계 대표“세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작기계 전문기업 화천기계 조규승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조 대표는 “끈기와 성실, 정직은 화천기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불리며 모든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공작기계를 활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산업이다. 우리 일상에서 주로 사용되는 가전제품과 휴대폰은 공작기계를 이용해 가공된 금형으로 만들어진다. 항공이나 조선 분야도 공작기계를 이용해 부품을 가공한다. 화천기계는 국내 최초로 NC선반, CNC밀링, Copy밀링머신을 개발하는 등 국내 공작기계 산업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조 대표는 외환위기로 국내 중소기업이 줄줄이 문을 닫던 1997년 화천기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당시 화천기계도 극심한 경영난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다름아닌 현장경영이었다. 영업이사와 계열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현장을 제대로 파악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결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없다’는 현장 중심 경영철학을 갖고 있었다.

현장경영의 일환으로 조 대표는 아직도 책상에 앉아 결재를 진행하기보다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담당자의 결재를 받는다. 사업을 제안한 직원의 설명을 직접 듣고, 해당 직원을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조 대표는 “누구나 업무 중심으로 자부심을 갖고 수행할 수 있고, 결재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 업무 진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1주일에 한 번 창원에 있는 공장을 방문한다.

조 대표는 또 매월 정기적인 간담회를 열어 회사의 경영상황을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1~2주에 한 번 직급별로 모여 다양한 분야에 대해 최고경영자(CEO) 특강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반적인 경영환경, 업계 현황, 국제정세 등의 내용을 전달한다. “화천에 먼저 입사한 선배로서 그리고 기업의 CEO로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임직원들의 집중도와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이런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소통 과정을 통해 ‘좋은 사람, 좋은 제품, 좋은 회사’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실행해 개인과 기업, 고객과 주주까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건강한 회사를 만들고 있다는 것.

이런 노력은 ‘좋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취임 후 지금까지 15년 동안 화천기계 매출을 10배 이상 늘렸다. 이 기간 중 단 한 번의 적자도 기록하지 않았다. 사업 다각화와 전문화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천종윤 씨젠 대표 "한번의 검사로 20여개 병원체 진단"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해 세계 최고가 되자.”

고령화시대로 접어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도와 개인별 맞춤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 중에서도 헬스케어 산업과 그에 따른 융합산업 분야가 미래 유망산업으로 급성장세다.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되면서 진단에 초점이 맞춰지는 가운데 빠르고 정확한 검사기술이 진단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씨젠의 천종윤 대표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원천기술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봤다. 한 번의 검사로 20여개 이상의 병원체를 진단할 수 있는 ‘동시다중 분자진단 기술’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기존 진단법은 다양한 원인 병원체를 하나씩 검사하는 반면 이 기술은 한 번의 검사로 수십 종의 원인 병원체를 찾아낼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씨젠은 동시다중 분자진단 기술로 전 세계 최초로 성 매개 감염증과 결핵, 간염, 자궁 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진단하는 제품을 갖고 있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 제품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동시다중 분자진단 제품이다. 검사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검사의 편리성을 높여주면서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혁신적인 신기술과 제품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씨젠의 목표는 핵심 기술인 동시다중 분자진단 기술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확립하는 것이다. 천 대표는 이를 위해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기술 이전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듀폰, 프랑스 비오메리으, 일본 제약회사 등과 식품 안전검사 분야와 암 치료 동반진단 분야에서 기술이전을 포함한 다양한 제휴사업을 추진했다.

연구개발(R&D) 지원과 인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본사 사무실의 40%는 연구소로 만들었다. 연구소는 생명과학연구소와 융합연구소로 나뉘어져 개발 업무의 전문성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씨젠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코스닥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됐다.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본격적인 B2B 사업, 기술이전 사업 등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력 제품의 국내 KFDA 인증 및 유럽인증(CE-IVD) 등 각국의 인허가 승인을 받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천 대표는 “올해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통해 누구나 값싼 비용으로 정확한 분자진단 검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질병의 고통을 줄이고 인류의 건강한 삶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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