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풍수] 땅도 풍수로 '팔자' 고친다

입력 2013-06-23 15:02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 중에는 ‘팔자’가 거세기로 소문난 곳이 있다. 바로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있는 옛 영동백화점 터다. 1980년대 강남 최초의 백화점이 화려하게 들어섰지만 땅 주인들이 줄줄이 부도를 내는 바람에 결국에는 건물이 헐렸다. 지금은 오피스 빌딩이 세워졌다.

강남에서도 땅값이 비싼 논현동은 ‘논고개’란 지명에서 유래했다. 1960년대에는 일대가 질퍽한 논이었다. 평범한 논의 운명이 확 바뀐 것은 1970년대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다.

강남 개발의 상징적인 건물인 영동백화점은 1983년 문을 열었다. 옥상에 놀이공원도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이용했고 198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손님이 들었다.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 G백화점과 H백화점 압구정점 등 후발 경쟁업체들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경영난을 겪다 1993년 폐업했다.

이후 소유권이 나산그룹으로 넘어가 1995년에는 나산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런데 악재가 터졌다. 1998년 건물 지하주차장의 기둥에서 균열이 발견돼 백화점은 영업이 정지되고, 그 무렵 나산그룹도 부도가 났다. 소유 관계가 복잡해진 백화점은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10년 넘게 하얀 펜스에 둘러싸이게 된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3.3㎡당 1억원이 넘는 땅이 언제나 제 몫을 할까 오매불망 기다렸다. 그리고 2009년 S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흉물로 변한 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 뒤 건물을 헐어버렸다. 주민들은 “10년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고 반겼다.

이후 이 일대가 오피스타운으로 바뀌고 지하철 분당선 개통이 예정되면서 S건설은 20층짜리 첨단 오피스 건물을 짓기로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작했다.

대규모 투자개발사업임을 감안해 풍수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도 했다. 우선 백화점 철거 공사 중 붕괴사고가 발생해 사람이 다치자 지하에서 파낸 암석으로 토지신을 위로하는 ‘위지령비’를 만들어 빌딩 앞쪽에 세웠다. 과거 음기가 강한 사찰이 주변에 있었다고 판단해 양기가 센 사자석상을 빌딩 후문에 한 쌍 배치하기도 했다. 음양의 기가 조화를 이루도록 배려한 것이다.

풍수 전문가는 부지가 산봉우리 터라서 재물운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물이 한 곳에 모이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져 쏜살같이 흘러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풍수에서는 물을 재물로 보니 벽면폭포를 만들고 그 물이 고이도록 빌딩의 앞쪽에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빌딩 주위에는 감나무를 심어 사업운을 키우도록 했다.

2011년 9월 마침내 ‘파로스타워’란 이름으로 빌딩이 준공되자 GE코리아 퀄컴코리아 파슬코리아 등 유명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 계열사들이 앞다퉈 입주했다.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P자산운용이 빌딩을 사들였다. 현재 이 빌딩은 미국계투자회사에 넘어가 ‘포바(POBA)강남타워’라 불린다.

논이 우여곡절 끝에 최첨단 오피스빌딩 부지로 바뀌었으니 팔자가 드센 땅이 풍수로 팔자를 고친 셈이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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