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진 차기 한국금융학회장에게 듣는다
'관치' 넘어 정치금융 판쳐, STX 구조조정 혼란도 책임지는 사람 없어 생겨
책임·보상간 균형 필요…은행, 신용분석력 키워야
“관치 금융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눈치 빠른 사람만 살아남는 국내 금융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김석진 차기 한국금융학회 회장(59·사진)이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벌어진 관치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관치냐 민치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눈치 빠른 사람이 승승장구하고 그 과정에서 금융업이 수행해야 할 본연의 기능이 외면받고 있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북대 교수(경영학부)로 재직 중인 그는 지난달 말 차기 학회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내달 1일부터 1년이다.
김 차기 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을 하는 리더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 관치 금융을 넘어 정치 금융이 판치고 있다”면서도 “관치든 정치든 민치든 금융의 본질적인 기능을 잘 수행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위험 배분을 통해 사회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금융의 근본적인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 원인 중 하나로 ‘관치 금융’이 지적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차기 회장은 위험 배분을 위해서는 금융이 리스크 테이킹을 해야 하지만 국내 금융계에는 위험 감수를 하려는 사람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낙하산이든 내부 출신이든 간에 리스크 테이킹보다는 보신하려는 사람들만 넘쳐난다”며 “금융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진실성을 가진 사람이 아닌 눈치가 빠른 사람만 살아남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STX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 등도 모두 ‘책임 지고 몸을 던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설명이다. 김 차기 회장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창조경제도 마찬가지”라며 “창조경제에 필요한 ‘미래’라는 리스크를 금융이 테이킹하지 않으면 (창조경제) 성공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임과 보상’ 간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 가지를 잘하다 한 가지만 잘못해도 큰 책임을 묻는 것이 보신주의가 판치게 된 원인 중 하나”라며 “또 자기 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하는 금융업의 특성을 고려해 경영진이 탐욕을 부리지 못하도록 인센티브 스킴(제도)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 등은 ‘신용 분석력’을 높이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돈을 떼일지, 안 떼일지를 놓고 자신이 없으니 무조건 담보와 보증만 요구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며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지 말고 여신 심사력을 더 높여야 국제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차기 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투자풀운영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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