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신경영 선언 20년…글로벌 일류 향한 삼성의 방식

입력 2013-06-20 17:22
수정 2013-06-21 05:18
신경영 성과·경영철학 분석…양립 힘든 두 가지 추구하는 '패러독스' 경영에 주목
기자가 본 현장이야기도 가득

삼성 웨이
송재용 이경묵 지음 │ 21세기북스 │ 408쪽 │ 2만5000원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
조일훈 지음 │ 김영사 │ 316쪽 │ 1만49000원



지난 3월 포천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35위로 삼성을 선정했다. 신흥국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는 유일했다. 20년 전 삼성과 지금 삼성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런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평가다. 당시에도 삼성은 국내에선 많은 분야에서 1등을 달리고 있었지만 세계시장에선 2, 3류에 불과했다. 국제적인 브랜드 명성이 미미해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해외시장에 접근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글로벌 일류 기업이 된 것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 20년의 성과와 경영철학 등을 분석한 두 권의 책이 관심을 끈다. 서울대 경영대 송재용 이경묵 교수가 경영학의 관점에서 삼성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삼성 웨이》와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경제부장이 삼성의 신경영 20년을 정리한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이다.

송 교수와 이 교수의 《삼성 웨이》가 주목받는 것은 경영학자들이 삼성 경영의 특징과 성공 요인, 핵심역량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것은 거의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2004년 삼성의 의뢰로 삼성 경쟁력의 원천과 향후 과제를 심층 연구하면서 주요 경영진을 인터뷰했고, 2008~2011년 삼성 자문교수를 맡아 접했던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삼성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논문을 실었다. 이 책은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이끈 삼성만의 경영방식을 ‘삼성 웨이’로 이름 짓고 그 핵심 경쟁력의 원천인 ‘패러독스 경영’에 주목했다. 패러독스 경영이란 차별화와 저원가, 창조적 혁신과 효율, 글로벌 통합과 현지화, 규모의 경제와 빠른 속도 등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요소들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을 뜻한다.

저자들은 삼성 경영의 3대 패러독스로 대규모 조직이면서도 스피디함, 다각화와 전문화의 조화, 일본식 경영과 미국식 경영의 결합을 든다.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개발에서 양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경쟁사보다 1~1.5배 빨랐고,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는 양산 개시 3년 만에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대규모 조직임에도 스피드를 강력한 경쟁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삼성식 경영이 지니는 가장 두드러진 강점”이라는 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삼성 웨이의 지속 가능성과 과제에 대한 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들은 창조적 혁신을 통한 시장선도력 강화, 토털 솔루션 및 플랫폼 리더로의 변신, 초국적 기업으로 변신, 공생의 비즈니스 모델과 사랑받는 기업상 구축 등을 통해 패러독스 경영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은 신경영 20년을 통해 삼성을 초기산업화 시대의 추격자에서 후기 디지털-모바일 시대의 패권 기업으로 바꿔 놓은 삼성의 경영혁신과 기업인 이건희 회장에 관한 이야기다. 개혁 주역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경영분석보다는 신경영을 주도한 이 회장에 초점을 맞췄다. 경영학자들의 분석서가 이론적인 데 비해 이 책은 경제기자로서 발로 뛰며 모은 현장의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이 회장이 보여준 출근 경영의 비밀, 필생의 화두처럼 간직하고 있는 위기의식, 삼성 개혁의 상징이었던 프랑크푸르트선언, 화장실부터 품질을 강조했던 창조적 파괴, 휴대폰 세계 1위를 차지한 갤럭시의 위업,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올라선 텔레비전 등의 재미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사람이 전부다’라는 이 회장의 인재철학을 보여주는 이야기와 성장의 과실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저자는 삼성이 지난 20년간 신경영으로 많은 것을 이뤘지만 성장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멈춰서는 순간 움켜쥐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성공의 금자탑을 쌓아놓고도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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