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SGL그룹과 합작…완제품 수입해 판매키로
항공·車 소재 연구도 계획
삼성석유화학이 독일 SGL그룹과 손잡고 국내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한다. 도레이첨단소재, 효성, 태광 등과 시장쟁탈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석유화학은 20일 SGL과 합작법인인 삼성SGL탄소소재(가칭)를 설립해 탄소섬유 판매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GL은 130여년 전통의 탄소섬유 분야 전문회사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합작법인은 올 하반기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 둥지를 튼 뒤 독일 SGL에서 생산한 탄소섬유를 수입해 국내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자본금 규모는 미정이나 삼성석유화학과 SGL이 지분을 각각 50% 보유하고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석유화학은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PTA 업체들이 공급물량을 늘리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엔 73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삼성 계열사를 포함한 국내 판매처를 발굴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소섬유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론 공동 연구와 생산까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관계자는 또 “SGL이 공급하는 탄소섬유를 가공해 중간재인 프리프레그를 생산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프리프레그는 탄소를 원료로 만든 복합소재로, 탄성과 강도가 높으면서도 가벼워 골프채 낚싯대 등 스포츠 레저용품에 주로 쓰인다.
합작법인은 항공, 스포츠 분야뿐 아니라 최근 주목받는 자동차 부품, 풍력 블레이드(날개),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경량 소재를 목표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탄소섬유 재질의 부품사업을 공동으로 펼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갑작스런 가세로 탄소섬유 업계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 단기간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가벼우면서 강도가 뛰어난 탄소복합소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제품 직접 생산을 위한 기술제휴가 아니라 단순 수입판매를 위해 합작법인을 세우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 女대생, 시험 지각했다고 교수님이 속옷을…
▶ 딸 성관계 목격 · 데이트 성폭력…10대의 실태
▶ 유부남, 女도우미 있는 술집 찾는 이유 '발칵'
▶ "헤어지자" 여친 한마디에 밤낮으로 모텔서…
▶ 유부녀, 23세男과 불륜에 정신 뺏기더니 '경악'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