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우리PE, 3000억 1호펀드 ‘눈물의 해산’

입력 2013-06-20 17:03
수정 2013-06-20 20:55
22일 7년 시한 만료…연장 없이 해산 ‘가닥’
금호종금 AIG 신텔 등 투자 '우여곡절'


이 기사는 06월20일(13: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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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의 사모펀드인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의 1호펀드가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해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투자 기업들이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펀드매니저 전원이 물갈이 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1호펀드는 300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금 중 절반 가까이 회수하지 못한 채 해산을 맞을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PE는 1호펀드(우리사모투자전문회사)의 투자자(유한책임투자자, LP)인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과 만기 연장 여부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23일 3440억원 규모로 설립된 펀드 1호의 존속기간은 7년으로, 오는 22일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PE와 투자자들은 1호펀드를 해산하되, 우리PE가 청산 관리인으로써 남은 자산을 계속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PE 1호펀드의 포트폴리오는 PE업계에선 ‘난해’하기로 유명했다. 투자 자산들의 투자금 회수가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투자처는 금호종합금융. 우리PE는 2007년 금호그룹 계열사였던 금호종금의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두 차례 공개매각이 유찰된 금호종금은 결국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1호펀드 만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극적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우리PE가 들고 있는 금호종금 지분은 감자로 인해 6%까지 쪼그라들었지만 휴짓조각이 될 뻔 했던 주식이 최근 주가 급등세로 기사회생하고 있다.

마이에셋펀드와 공동투자한 미국 맨하탄 AIG빌딩도 우리PE가 속앓이를 했던 투자다. 2009년 투자 당시 언론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실상은 임차인이 없는 텅텅빈 빌딩이었기 때문에 인수즉시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였던 것. 다행히 2년만에 매각을 완료해 투자금대비 19%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보광그룹 계열사인 신텔 투자 역시 역경이 많았다.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부도가 나고 신텔의 계열사 휘닉스디지탈테크는 채권단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우리PE는 보광그룹과 협상으로 원금은 건질 수 있었지만 중국 공장 구석구석까지 뒤져 쓴소리를 하는 악역을 자처해야했다.

2008년 경영권을 인수한 유피케미칼의 경우 2008년 인수 직후부터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며 평가손실을 안겼다. 2011년 이후부터 우리PE는 적극적으로 유피케미칼의 경영에 개입해 매주 영영회의와 월간 경영자 간담회를 통해 연구, 제조 마케팅 전 분야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 지난해 100억원 순익을 올리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우리PE 1호펀드가 아직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은 펀드의 절반인 13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금호종금 지분은 대량매매(블록세일) 등으로 처분하고 유피케미칼의 경우 내년까지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PE업계 관계자는 “우리PE의 경우 부실기업에 투자했던 1호펀드 키맨(핵심운용자)과 펀드매니저 전원이 회사를 나가버리면서 후임자들이 죄인 아닌 죄인으로 뒷처리를 해야했다”면서 “이승주 사장에겐 ‘뒷처리 전문가’, ‘불굴의 키맨’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고 말했다.

우리PE의 2호펀드(우리-블랙스톤 코리아 오퍼튜니티 1호 PEF)는 1호 펀드와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아이마켓코리아, 현대로지엠, 아쿠쉬네트 등 최근 2~3년간 랜드마크 딜로 포진돼 있다. 지금까지 내부수익률(IRR)은 15%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우리PE 대표이사가 된 이승주 사장은 우리금융 계열사 임원 일괄 재신임 방침에 따라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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