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납세자가 공감할 철도개혁이어야

입력 2013-06-20 16:57
수정 2013-06-21 00:16
‘국민의 정부’ 이후 철도구조개혁 기본계획(2004년)에 따라 추진돼 오던 철도운송사업부문의 경쟁체제 모델이 일반 민영화에서 공기업 중심의 독일식 지주회사 방식으로 좁혀지고 있다. 코레일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은 각기 제몫찾기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2015년 개통예정인 KTX 수서발 경부선과 호남선이 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금 27개 주요 간선 일반철도의 대부분이 만성적자인데 반해 새 노선은 기존의 경부선, 경인선과 함께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황금구간이다.

철도구조개혁 이해관계자들은 저마다 미사여구로 국민을 위한다고 강변하지만 각각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제 잇속 챙기기에 다름 아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철도 이해관계자인 소비자와 납세자가 영문도 모른 채 논란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가부채가 2011년 말 대비 8.7% 늘어난 445조원에 이르고, 코레일을 비롯한 28개 공기업의 부채가 400조원에 육박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살림살이가 버겁지만, 납세자들은 그간 자신의 세금으로 공공부문 적자를 메워왔다. 그런데 납세자들이 나랏빚을 갚는 사이 적자 투성이의 공기업들은 임원보수를 늘리고 있다. 2012년 적자가 8000억원에 이르는 한국전력의 경우 이사 보수한도를 4.5% 올렸다고 한다. 납세자들이 적자 공기업 임원의 보수를 더 주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꼴이다.

철도 부문도 마찬가지다. 2011년 기준 철도운송사업 전체 적자 규모가 3조6000억원, 오는 2016년이면 5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납세자 입장에서, 이런 소식의 와중에 듣게 된 철도 구조개혁은 논의가 시작됐다는 자체로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다. 철도를 비롯한 공공부문 이해관계자들은 자신의 기득권이 다른 이해관계자의 아픔 대가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으면서 공공부문 구조개혁과 경영혁신은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납세자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기 바란다.

고성규 <한국납세자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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