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오피스
학벌·인맥 내세울 게 없었지만 '성과'로 존재감 입증
문제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개발…특유의 꼼꼼함이 애플 제친 힘
지난 3월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4 첫 공개 행사.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통신·모바일) 부문 사장이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끝내자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곧이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그는 언어 장벽에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 사장은 집념과 근성의 경영자로 통한다. 1956년생인 그는 1984년 삼성전자 입사 전까지 외국인과 한번도 대화해본 적이 없는 ‘된장 발음’의 소유자였다. 불과 2011년 초 갤럭시S2 프레젠테이션에선 ‘삼성엔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느냐’는 수군거림을 트위터를 통해 들어야 했던 그다.
바이어를 만났을 때 개발한 제품을 설명하려면 엔지니어도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독학으로 실력을 쌓았지만 늦게 시작한 탓에 발음은 어쩔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기가 발동한 신 사장은 이 무렵부터 차를 타면 영어 CD를 틀어놓고 그대로 따라하는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고 한다.(삼성전자 IM부문 사장 신종균 사장이 '된장 영어발음'을 고친 비결)
디테일과 끈기…지지 않는 리더십
삼성전자엔 화끈한 돌격형 경영자가 많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본 소니나 핀란드 노키아와 같은 글로벌 일류 기업에 큰 격차로 뒤처져 있던 삼성전자로선 ‘어떤 난관이 있어도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저돌적인 경영자가 필요했다.
경영자로써 신 사장의 DNA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큰소리로 다그치기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직접 꼼꼼히 챙겨 직원들을 긴장하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요하면서 끈질긴 ‘외유내강형’에 가깝다.
고교 평준화 이전 영등포고를 나온 신 사장은 인하공전에 다니다 광운대(전자공학과)로 편입해 대학을 졸업했다. 삼성전자로 바로 입사하지도 않았다. 에코전자, 맥슨전자를 거쳐 경력사원으로 이직했다. 학벌과 인맥에서 크게 내세울 게 없는 그는 ‘성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힘이 된 게 집념과 근성, 그리고 디테일을 직접 챙기는 꼼꼼함이었다.
“젊었을 땐 3일 밤낮을 뜬눈으로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숨 안 자고 72시간을…. 내가 그 정도로 독종이었어.” 그의 회상이다.스마트폰 폭풍이 몰아치던 200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신 사장은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될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맡게됐다. 윈도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삼성 옴니아폰이 수많은 결함으로 비난받을 때다. 백척간두에 선 그는 그해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8개월 동안 갤럭시S 개발에 몸을 바쳤다.
신 사장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했다. 1만건이 넘는 소비자 사용 행태를 분석하며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아야 했다. 정말 직원들과 밤잠도, 휴일도 없이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특유의 꼼꼼함과 성실함은 이때 빛을 발했다. 그는 “스마트폰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구동시킬 때마다 일일이 오류를 점검하고, 문제가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 후 3년, 지금 삼성 스마트폰은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경영자
신 사장은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경영자다. 좀처럼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을 비롯해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집요하지만 독선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신 사장은 1993년 삼성전자가 정보통신 부문을 만든 뒤 수많은 글로벌 통신사 요구에 맞춰 단말기를 개발하는 일을 했다. 통신사를 찾아다니며 물량을 따오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당시 해외 기업들은 인지도가 낮은 삼성과의 만남을 거절하기 일쑤였다. 한두 시간씩 기다리게 하거나, 담당자 책상 옆 보조의자에 앉혀 놓고 엉뚱한 얘기를 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삼성의 한 임원은 “신 사장은 싫은 내색 없이 그들의 요구를 귀기울여 듣고 즉각 제품에 반영했다”고 전했다.
‘갤럭시’의 성공엔 신 사장의 이런 리더십이 곳곳에 묻어난다. 우수한 제품력에 더해 통신사 등 고객회사에 대한 빠르고 확실한 응대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공급하면서 통신사에 일정 물량 이상을 구매토록 하고,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甲)의 횡포를 부려 공분을 산 것과 차별화된다.
신 사장은 지금도 고객이 최우선이다. 고객를 찾아다니느라 1년에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산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이 얼굴을 비추면 한 대라도 더 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언제나 귀가 열려 있다는 것도 그의 강점이다. 화면을 5인치대로 키우고, 펜을 넣어 대성공을 건둔 갤럭시노트는 밑에서 올라온 제안을 채택한 것이다. 그는 “직원들 목소리에 항상 귀기울이고 사소한 의견이라도 경청해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김현석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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