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공공기관장이 96개 기관 가운데 18명(18.75%)이나 됐다. 전년 대비(8명) 2배 이상 뛴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이석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확정했다. 평가 대상은 111개 공공기관이었으며 기관장은 6개월 이상 근무한 96명에 대해 평가했다. 이번 기관장과 기관, 감사 평가에서는 최고인 S등급이 전무했다.
특히 원자력안전 규제 전문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윤원 원장과 김현태 석탄공사 사장은 해임건의 대상(E등급)으로 분류됐다.
박 원장은 잇따른 원자력발전소 안전사고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핵심 현안인 국내 원자력 신뢰 회복보다 해외 원자력안전규제 지원 사업을 통한 수입 증대에 주력하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대한 중립적 감독활동도 미흡했다는 이유다.
김 사장도 공사의 과다부채 상황에 대한 해소 노력을 보이지 않았고 가스안전사고의 책임 등을 들어 해임 건의 대상자가 됐다.
원전 사고의 책임이 있는 한수원 기관장도 D등급을 받았으며 이외에 여수광양항만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도 기관장이 D등급 평가를 받았다. D등급은 경고조치 대상이다. 한수원은 기관장평가와 별도로 진행된 기관평가에서도 D등급에 그쳤다.
해임건의 대상인 E등급 기관장은 2011년과 숫자가 같았으나 경고조치 대상인 D등급은 6명에서 15명으로 2.5배나 늘어났다.
이 차관은 "투명·윤리 경영과 관련해 납품·채용비리 등에 대한 기관장의 책임을 엄격히 평가했다"며 "기관의 현안 과제와 중장기 발전을 위한 전략사업 추진에 있어서 기관장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기관평가에서는 A등급 16곳(14.4%), B등급 40곳(36%), C등급 39곳(35.1%), D등급 9곳(8.1%), E등급 7곳(6.3%) 등으로 나타났다. 영업실적 부진, 수익성 악화 등에 따른 계량지표 득점률이 낮아지고 일부 에너지관련 공기업의 해외 투자사업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만년적자 상태인 석탄공사와 자원개발 사업 부진을 겪은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해 면세점 매출 부진에 시달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임원진흥원, 해양수산연수원, 우편사업진흥원 등이 최하 등급에 속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선 용산개발사업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4대강 사업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수자원공사는 기관평가에서 나란히 B등급을 받고 기관장 평가에서도 각각 B등급과 A등급을 받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등급 A~C를 받은 기관은 평가 결과에 따라 월 기본급 0~300%의 성과급(경영평가급)이 차등 지급된다. D~E등급을 받은 기관과 기관장, 감사에는 원칙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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