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비리 '乙의 반란'] "산업부에 근본 책임 있어…개인 비리로 모는 건 잘못"

입력 2013-06-17 21:18
수정 2013-06-18 02:03
원전 부품비리 문책'乙의 반란' 파문

김장수 상임감사 인터뷰


김장수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원전 비리와 관련) 아랫사람을 쥐잡듯이 잡는 미봉책을 내놓으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가장 큰 책임은 원전 정책을 이제까지 책임져온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사와의 일문일답.

▷왜 보도자료를 냈나.

“한전기술 상임감사로 있으면서 정부가 원전 산업의 병폐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사고가 터졌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직원의 개인 비리로만 몰아가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리면 산업부의 책임도 드러나니까 비리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켜려고 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원전 비리의 핵심은 정책의 실패다. 구조적인 견제와 균형, 절차를 지키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가 원전을 빨리 짓는 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한국수력원자력이나 하청업체들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실패를 실패라고 얘기하면 원전 전체 공사기간을 미뤄야 하는데 그 압박은 어마어마하다. 한전기술도 결국 한수원의 하청업체다.”

▷산업부가 1급 간부 일괄사표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는데.

“자발적으로 모든 간부가 사표를 낼 수 있겠는가. 산업부의 지시가 있었다. 한수원이나 한전기술의 1급은 해당 분야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이다. 단순히 고위 간부가 아니다.”

▷한전기술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한다.

“직원들은 조용히 지나가고 싶어한다. 나를 말리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그런 데서 자유롭다. 당장 사표를 내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 정부가 원자력 전문가인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협박하는 걸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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