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민연금 대체투자에 1조750억원 쏜다

입력 2013-06-17 16:18
수정 2013-06-17 16:32
17일 정기출자 공고…투자 기준 대폭 완화


이 기사는 06월17일(16: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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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1조175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분야 출자에 나섰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분야에서 한꺼번에 1조원 넘는 돈을 푸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오랜만에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풀리면서 PEF와 VC들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출자에서는 특히 국내외 대형 PEF 운용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규정을 대폭 완화한 점이 특징이다. 투자영역 구분을 대폭 없?고, 투자 기간을 늘렷다. 수수료 규정도 완화했다.

국민연금은 17일 2013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했다. 분야별로 PEF 분야에서 일반 PEF 총 4000억원(3개 운용사), 신성장(Growth)펀드 총 3000억원(4개사), 메자닌펀드 2000억원(2개사) 등 9000억원 규모다. VC분야에서는 벤처펀드 3개사에 총 1000억원이 출자되며 이와 별도로 신예 벤처캐피털에 출자하는 이른바 '루키리그'를 통해 5개사에 750억원을 집행한다. PEF와 신성장펀드는 7월3일까지 접수를 마감해 7월24일 운용사를 선정하고, 메자닌, 벤처펀드는 7월31일까지 접수 받은 후 8월21일 최종 선정한다.

이번 출자의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투자 영역을 정하지 않은 일반 PEF 부문에 4000억원을 출자한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PEF에 출자 공고를 하면서 기업 성장성에 투자하는 신성장펀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 등 투자 영역을 미리 정해왔다. 펀드 명칭에도 이를 반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자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은 채 ‘PEF’라는 명칭만 달았다. "영역에 구애받지 말고 알아서 투자하라"는 얘기다. 주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들이 이 돈을 받기 위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펀드 운용 기간도 늘어난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PEF 만기를 대개 8년 이내로 제한해다. 하지만 이번에는 PEF와 신성장펀드의 만기를 10년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관리보수는 더욱 세분화됐다. 또 운용사들이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관리보수를 웃도는 금액을 적어 내더라도 접수해 심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실력있는 운용사들에게는 관리보수 이상을 지급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신예 벤처캐피털들에게 출자하는 루키리그도 이번에 신설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에 이어 우정사업본부, 정책금융공사도 출자가 임박해있는 만큼 운용사들간에 대규모 자금 확보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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