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한국 대공세 … 엔저 여파 한일 패션계 희비 엇갈려

입력 2013-06-17 14:19
수정 2013-06-17 15:30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국내에 들어와있는 일본 패션 브랜드와 일본에 진출한 토종 한국 브랜드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이 엔화 가치 약세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공세를 높이는 반면, 국내 브랜드들은 주춤거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저가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방 가두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에만 전주와 광주에 3개 매장을 열었고 울산, 거제, 대전 등에도 개점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교외형 매장 1곳도 추가로 열 예정이어서 매장 수는 조만간 10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유니클로는 내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이는 유니클로와 함께 3대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 브랜드로 꼽히는 자라, H&M의 지난 해 국내 매출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일본계 신발 체인점인 ABC마트는 여성 고객층을 다양하게 고려해 지난달과 이번 달 각각 나이키 여성 매장 특화숍과 여성화 전문 셀렉숍을 열었다.

ABC마트 관계자는 "여성화 전문 셀렉숍은 개점 후 열흘 동안 매일 매출액이 10%씩 증가하고 있다"며 "나이키 메가숍도 하루 동안 약 2600만 원 매출을 올리는 등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일본 스포츠 브랜드인 데상트는 올해 8월부터 기능성 스포츠 언더웨어(컴프레션웨어) 제품인 '스킨스'를 호주에서 독점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데상트는 지난해 골프웨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데 이어 운동선수들의 지지를 받는 스킨스를 통해 컴프레션웨어 시장에서 앞서나간다는 목표다.

이와 달리 일본에 진출해 있는 국내 브랜드의 출점은 정체돼 있는 상태다.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던 브랜드들도 상황을 지켜본 뒤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플랫슈즈 브랜드 '스퍼'는 지난해 일본에서 추가로 6개 매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그 수를 1~2개로 축소했다.

잡화 브랜드 MCM은 올해 일본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관망세로 돌아섰다. 회사 관계자는 "상황을 본 뒤 스케줄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SPA 브랜드 '미쏘'와 '스파오'로 일본에 진출했던 이랜드는 진입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장 변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시장 진입 초창기에는 투자에 따른 지출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앞으로도 엔저가 계속돼 목표한 매출전망치와 큰 격차가 나게 될 경우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지아 기자 jyah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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