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은 17일 금융공공기관의 최고경영자(CEO)와 비상임이사를 모피아(옛 재무부ㆍ경제기획원 출신 관료)가 대거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민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2008년 이후 금융 공공기관 CEO 현황' 등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총 25명의 금융 공공기관 CEO 중 68%에 해당하는 17명이 모피아 출신이었다"다.
모피아가 아니었던 8명도 대부분 정부와 연관이 있는 인사였다. 현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종대 사장을 제외한 7명은 고대 출신 2명, 영남권 출신 3명이며 이 외에는 안택수 전 국회의원과 정연태 한양대 교수였다. 이들의 임명 시기는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시절인 2008년 또는 2011년이었다. 정 교수의 경우 코스콤 사장 취임 후 한 달 만에 고대 출신인 김광현 전 사장으로 교체됐다.
비상임이사 자리도 모피아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에는 각 2명, 한국거래소와 주택금융공사에는 각 3명, 기술신용보증기금에는 1명의 모피아가 비상임이사를 맡았다.
민 의원은 "2008년~2012년 금융 공공기관 이사회 표결 현황을 보면 반대표가 제시된 안건률은 1.12%에 불과한 반면 원안 찬성률은 92.6%에 달했다"며 "수정해 가결된 안건은 6.52%, 기각된 안건은 0.58%에 그쳐 거수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또 이들 금융 공공기관의 실적은 부진한데 임원들의 총 연봉은 상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공공기관의 당기총이익은 2011년에 급락했다가 지난해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약 8조500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지주사 회장 인사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신 위원장은 정책 당국의 수장으로서 금융당국의 작은 시그널에도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앞서 ‘관료도 민간금융사 CEO가 될 수 있다’고 한 신 위원장의 발언은 의도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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