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오너家 적자 책임지고 사퇴…대형 건설사까지 구조조정 '회오리'

입력 2013-06-13 03:40
전문경영인 체제로 개편

LG 구조본 출신이 새 사령탑
대규모 조직개편·긴축경영 예고


허명수 GS건설 사장이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12일 대표이사(CEO)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허 사장은 GS건설 최대 주주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셋째 동생이자 주식 3.62%를 소유한 3대 주주로 사실상 회사를 책임경영해왔다. 오너가 CEO에서 물러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허명수 대표 이메일 “GS 새로운 계기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GS건설 CEO로 부임해 위기상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해온 허 사장은 지난 1분기 5443억원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4년6개월 만에 CEO에서 물러났다. 허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최근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CEO를 사임했다”며 “새 경영진과 함께 맡은 바 본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소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허 사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혁신적인 변화를 돕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룡 해외사업총괄 대표이사도 해외사업 부문 부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사회는 장시간 회의 끝에 최고경영진이 책임경영 확립을 위해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사임을 받아들였다.

신임 임병용 CEO는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LG 구조조정본부 출신인 임 CEO는 신규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지금까지 진행 중인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어닝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바람

GS건설은 CEO 교체에 이어 대규모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GS건설은 지난해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를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하고 임원의 10%를 감축했다. 그러나 경영사정이 갈수록 악화돼 대대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이 임박한 실정이다.

GS건설은 지난 4월 해외 건설 저가수주와 주택사업 손실 등으로 인한 대규모 부실을 정리하기 위해 올 상반기 6744억원, 하반기에 1244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발표했지만 적자 예상치는 확대되고 있다. 해외 사업 등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 올해 적자폭이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저가 해외 수주와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 탓에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는 대다수 대형 건설사들은 GS건설의 CEO 사임 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엔지니어링과 SK건설도 지난 1분기 각각 2197억원과 2438억원의 손실을 내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마저 줄일 계획이어서도 대형 건설사조차 구조조정 회오리를 피해 갈 방도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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