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로 바베리스 유럽상의연합 회장 "FTA체결에도 韓 - EU 규제장벽 많아"

입력 2013-06-12 17:20
수정 2013-06-13 02:35
자동차 공정경쟁 안 이뤄져
그린에너지 등 협력 강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자동차나 서비스 부문에서 수출입 규제 장벽이 있습니다.”

알렉산드로 바베리스(76·사진) 유로챔버스 회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한·EU 경제협력합동회의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지적했다. 유럽 최대 재계단체인 유로챔버스는 유럽 내 2000여개 지역상공회의소를 대표하는 연합회다. 1964년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에 입사한 바베리스 회장은 2002년 피아트 최고경영자(CEO)와 부회장 자리에 올랐고, 2003년 현직에서 은퇴했다.

그는 한국의 자동차 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바베리스 회장은 “한·EU FTA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분야는 자동차”라며 “하지만 아직도 국제적인 기준이 정착되지 않아 동등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기 전까지 양국이 별도의 구조나 설계 변경 없이 자유롭게 자동차를 수출입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경제위기로 FTA 효과가 반감된 것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이 EU에서 수입한 제품은 504억달러어치로 전년보다 6.2% 늘었지만 수출은 10% 이상 줄어 15년 만에 한·EU 교역에서 한국이 적자를 냈다”며 “이런 수치들이 한국에서 FT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대부분 유럽에 현지 생산 시설이 있어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며 “유럽 경제가 회복돼 보다 원활한 교역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베리스 회장은 “정보통신기술과 그린에너지,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공동 연구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에너지는 FTA 체결 이후 새롭게 추진하는 분야”라며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한국의 우수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베리스 회장은 “유럽 진출을 원하는 한국 중소기업에 현지기업과의 1 대 1 상담회 및 설명회를 여는 등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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