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와 6억달러 서비스 계약
정부조달시장 IBM 아성 '흔들'
아마존닷컴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10년간 6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십년간 미국 보안시스템을 책임져온 IBM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최근에는 온라인 식품유통 사업에도 진출한다고 밝혔다. 월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아마존의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11일(현지시간) 온라인의 가상 데이터 저장·관리 공간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집중해온 아마존이 전통적인 기업의 명성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또 한번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 1위…CIA가 보안 인정
아마존닷컴은 1992년 ‘인터넷 책방’으로 시작했다. 서점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수 있게 한 전자상거래의 혁신 모델로 자리잡으면서 ‘닷컴 성공신화 1세대’가 됐다. 변화는 계속됐다. 출판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꾼 전자책 리더기 ‘킨들’을 내놓으며 새로운 시장의 개척자이자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활약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시작한 건 2006년. 당시 미개척지였던 클라우드 컴퓨팅에 과감히 베팅한 아마존은 현재 190개국에서 수천만명이 쓰고 있는 점유율 1위의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됐다.
하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기업이나 정부 기관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선뜻 도입하지 않았다. 아마존의 고민을 해결한 건 미국 일급 보안기관 CIA다. 아마존은 지난해 정부 클라우드 사용을 위한 보안 심사에 합격했다. 300여개에 달하는 미국 정부기관이 AWS를 사용하면 IBM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정부 조달 부문을 뺏기게 되는 셈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마존의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은 20억달러로, 10년 내 24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아담 셀리스키 아마존 부사장은 “연방정부에는 무한의 (사업) 기회가 널려 있다”며 “CIA 사업 수주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단계 도약시킬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광고업계 ‘잠자는 거인’
아마존의 최대 자산은 세계 1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며 쌓은 엄청난 양의 고객 데이터다. 요즘 정보기술(IT)업계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빅데이터다. 아마존은 모든 고객의 구매 내역을 클라우드 컴퓨터 내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자료를 분석, 소비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뒤 상품을 추천한다. 아직 이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도 연 1조원에 가까운 광고 매출을 기록했다. 아마존의 주가는 지난 5년간 220% 뛰었다.
WSJ는 아마존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새 시장을 찾고 있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식품유통 ‘아마존프레시’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아마존프레시는 2014년 20개 도시에 식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광고로만 6억1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011년 4억1900만달러, 올해 예상치 8억3500만달러를 감안하면 성장률은 연 37%에 이른다. 클라우드 컴퓨터와 연계된 빅데이터 활용 광고 매출은 아마존의 새로운 수익 창구가 될 전망이다. 광고 수익률은 20~30%로 인터넷 쇼핑 수익률 5%보다 훨씬 높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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