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13일 개막…우즈, 아이언만으로 메이저 15승 사냥?

입력 2013-06-11 17:32
수정 2013-06-12 03:20
.우즈, 아이언만으로 메이저 15승 사냥?

드라이버 잡았다가 러프에 빠지면 죽음
1,2R서 매킬로이·스콧과 한조로 '빅매치'


혹독스러운 코스 셋업으로 악명 높은 US오픈이 올해에는 7000야드가 안 되는 짧은 코스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13회 US오픈은 13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골프장 이스트코스(파70·6996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에 따르면 7000야드 이하의 코스에서 이 대회가 열린 것은 2004년 이후 9년 만이다. 메리온에는 400야드가 안 되는 파4홀이 5개다. 10번홀은 파4홀이 303야드에 불과하다. 드라이버를 치면 ‘1온’이 가능하다.

거리상으로 드라이버를 잡아야 하는 홀은 파5홀인 2번홀(556야드)과 4번홀(628야드) 두 곳에다 5번(파4·504야드), 6번(파4·487야드), 14번(파4·464야드), 18번홀(파4·521야드) 등 여섯 곳이다. 그러나 잔인할 정도로 높게 자란 러프를 피하기 위해 선수들은 대부분 아이언으로 티샷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게다가 지난 7일 90㎜ 폭우가 내린 데다 10일에도 폭우가 쏟아져 코스 몇 곳이 물에 잠겼다. 주 중반에도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정상적인 코스 컨디션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11번홀 그린 옆 벙커에는 물이 가득 찼다. 그린 빠르기를 스팀프미터로 4.26m에 맞출 계획이지만 워낙 비가 많이 내려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5년 만에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달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마지막날 드라이버를 딱 한 번만 잡고 코스를 공략해 우승컵을 안았다. 우즈는 당시 인터뷰에서 “US오픈을 염두에 둔 코스 공략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즈가 나흘간 몇 차례 드라이버를 잡을지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우즈는 “이 코스의 역대 우승자는 한결같이 훌륭한 ‘샷메이커’들이다. 코스에 따라 볼을 오른쪽, 왼쪽으로 보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화제를 낳는 흥미로운 조 편성은 올해도 어김없었다. USGA는 세계랭킹 1, 2, 3위인 우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애덤 스콧(호주)을 한 조로 묶었다. 매킬로이는 트위터에 “명성에 걸맞은 조 편성”이라고 썼다.

2002년 우즈 이후 11년 만에 한 시즌에 마스터스와 US오픈 동시 석권을 노리는 스콧은 “우즈와 매킬로이에게 관심이 쏠리겠지만 이런 상황을 즐겨야 한다. 이들을 이기지 못하면 우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콧은 2008년에도 랭킹 3위로 당시 1, 2위였던 우즈, 필 미켈슨(미국)과 한 조로 1, 2라운드를 플레이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1라운드에 그렇게 많은 관중을 본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예전에 세계랭킹 1위였던 루크 도널드, 리 웨스트우드(이상 영국), 마틴 카이머(독일)도 한 조로 플레이한다. USGA는 지난해 롱퍼터를 쓰는 스콧,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이상 미국)을 한 조로 묶었고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등 한국 선수끼리 같은 조로 편성하기도 했다.

래드브룩스 등 외국 주요 베팅업체들은 우즈의 우승 배당률을 5 대 1로 책정했고 그 뒤를 이어 스콧, 미켈슨, 맷 쿠차(미국), 매킬로이 등 네 명이 20 대 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US오픈 갤러리 티켓은 모두 매진된 상태다. 27년 연속 매진 행진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 한국선수 US오픈 도전사…2011년 양용은 공동 3위…유일한 톱10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