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투자자문, 피씨디렉트 지분 가장 많지만 '최대 주주'는 아니다?

입력 2013-06-07 11:15
수정 2013-06-09 09:00

피씨디렉트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한 스틸투자자문이 스스로를 '최대 주주'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스틸투자자문은 '법적인 최대 주주'는 아니다. 피씨디렉트 측은 스틸투자자문이 최대 주주의 의무는 회피하면서 권리만 누리려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스틸투자자문은 '주식 등의 대량 상황 보고서'에서 '피씨디렉트의 최대 주주'라고 표기했다. 스틸투자자문은 특별 관계자와 함께 피씨디렉트 주식 145만8709주(37.81%)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 규모만 보면 단연 1대 주주다.

그러나 피씨디렉트의 '공식' 최대주주는 106만2000주(27.53%)를 보유하고 있는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다.

자본시장법 상 최대 주주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의 소유 주식 합이 가장 많을 경우 그 본인'을 일컫는다.

스틸투자자문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특별 관계자'와 연대하고 있어 '특수 관계인'과의 지분은 서 대표보다 적다.

특수 관계인과 특별 관계자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개념이다.

특수 관계인은 친인척이나 임직원 등을 말한다. 특별 관계자는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약속한 주주로 특수 관계인보다 범위가 포괄적이다. '주식 등의 대량 상황 보고서', 이른바 '5% 공시'를 금융감독원에 내야하는 의무가 있는지 판단할 때도 특별 관계자의 지분이 고려된다.

스틸투자자문이 '5% 공시'를 통해 밝힌 지분은 서 대표의 보유 지분보다 높지만 법적인 최대주주는 여전히 서 대표인 셈이다.

피씨디렉트 측은 "스틸투자자문이 실질적인 최대 주주이면서도 최대 주주로서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하지만 스틸투자자문은 '공식적'인 최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보유 주식이 가장 많지만 이런 제한 규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스틸투자자문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스틸투자자문의 임직원을 피씨디렉트의 신규 감사로 선임, 피씨디렉트 경영진을 압박할 계획이다. 임시주총 날짜는 오는 10일 결정된다.

권용일 스틸투자자문 대표는 "감사 선임에 성공한 이후 스틸투자자문의 명의로 주식을 매입해 피씨디렉트의 온전한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스틸투자자문의 '한발 앞선' 최대 주주 공표에 특별히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허위성 여부가 법적인 책임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며 "스틸은 경영 참여의 목적을 공시하면서 이를 부가적으로 설명해주는 차원으로 (실질적) 최대 주주임을 설명했기 때문에 허위 공시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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