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경찰서, 첫 세척 작업…"관리 제대로 안돼 안타까워"
국가 현충시설 등록 추진
<최무식 경무관 : 1968년 1·21사태 순국>
현충일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오전 11시께, 평소 등산객 말고는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한 서울 청운동 창의문 앞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사다리차를 몰고온 7명의 남자가 7m 높이의 이름 모를 동상에 호스로 물을 뿌리며 씻겨내기 시작한 것. 버스정류장에서 불과 20m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이 동상은 경찰관 정복을 갖춰 입고 서울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동상의 주인공은 최규식 전 종로경찰서장(사진). 1968년 1월21일 북한군 특수부대 31명이 청와대를 노리고 침투했을 때 이들과 맞서싸우다 “청와대를 사수하라”란 마지막 명령을 남기고 정종수 경사와 함께 현장에서 순국한 인물이다. 동상을 찾은 이들은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과 작업인력 5명. 현장에 있던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남아 있는 기록으로 볼 때) 동상이 세워진 1969년 이후로 44년 만에 처음 동상을 씻겼다”며 “뜻을 기려 동상이 세워졌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종로경찰서는 오는 7월 역사 자료 수집 등을 마치고 현충시설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현충시설은 시설이 파손됐을 때 국가가 복구비를 지원해주고 안내 표지물 설치비용을 지원한다. 현충시설은 관리 주체가 지정 신청을 하면 현충시설심사위원회가 심의해 지정한다. 2012년 말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현충시설은 모두 1775개. 2003년부터 현충시설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지난해에는 2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김이주 보훈처 사무관은 “350여곳의 현충시설들은 주변에 있는 학교와 회사, 시민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활동을 통해 시설물을 청소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9년 동상 앞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매년 동상을 찾아 추모식을 여는 등 관심을 가져왔지만 여태껏 현충시설로 신청하지 않았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이번에 동상을 세척하면서 고동색 페인트를 덧입힌 흔적을 발견했지만 언제, 누가 보수했는지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며 “관리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했지만 전임자들이 현충시설 관련 법을 잘 몰라 신청이 늦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상으로 가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 박종석 씨(71)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인데 당연히 국가가 관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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