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한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씨가 자신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리는 법원에도 말뚝을 보냈다.
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스즈키씨가 국제우편으로 보낸 1m 길이의 나무 말뚝이 담당 재판부인 민사26단독(이재은 판사)에 배송됐다. 스즈키씨는 지난 3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국제특송(EMS)으로 이를 발송했으며, 위안부 소녀상 테러 때에 사용했던 말뚝과 같은 것으로 법원은 보고 있다. 법원은 포장을 뜯지 않고 곧바로 말뚝을 반송했다. 스즈키씨는 지난해 9월에도 자신에게 출석을 요구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 같은 크기의 말뚝을 보낸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를 바로 되돌려 보냈다.
이날은 윤봉길 의사의 유족 등이 스즈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었다. 앞서 윤 의사의 유족은 스즈키가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 있는 윤 의사 순국비 옆에 나무 말뚝을 박아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지난해 말 일본에 사법공조를 요청하고 소장을 보내고 5일과 이달 19일로 변론기일을 잡았다. 그러나 일본 당국으로부터 소장 송달 보고서가 오지 않아 이날 첫 변론 기일은 연기됐다. 법원은 오는 9∼10월 세 차례의 공판기일을 잡고 스즈키씨에게 소환장을 보낸 상태다.
한편 스즈키씨는 지난해 6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묶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형사 재판에도 넘겨졌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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