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물류 일감 中企에 개방…협력사와 해외 전시회 참가
기술·상품 공동개발…대기업 동반성장 강화 나서
엔화 약세와 경제민주화 입법 등 안팎으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대기업들은 상생과 나눔의 경영을 오래 전부터 실천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일감을 외부 협력사들에 나눠주는 등 동반성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이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현대자동차가 6000억원어치의 광고·물류 일감을 중소기업에 개방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일감 나눠주기 등 파격적인 공생 경영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광고·물류 일감 중 6000억원 상당을 중소기업에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예상되는 그룹 광고 발주액의 65%인 1200억원과 물류 분야 예상 발주금액의 45%인 4800억원을 중소기업에 주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이노션이 맡았던 현대차그룹의 기업광고, 국내 모터쇼 프로모션, 각종 이벤트 사업권을 중소기업이 따낼 수 있게 됐다. 현대글로비스가 맡고 있는 부품과 자재 운송도 중소 물류업체가 배정받을 수 있다. 이미 지난달과 이달 광고·물류 일감 중 1780억원어치를 경쟁입찰을 통해 중소기업에 줬다.
LG그룹도 계열사 간 물량을 중소기업에 돌아가도록 했다. 연간 4000억원 규모를 외부 중소기업에 개방하기로 한 것. 그동안 시스템통합(SI)과 광고, 건설 등 3개 분야에서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계열사 간 거래를 경쟁 입찰로 전환하거나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협력회사의 신사업 발굴을 돕기 위해 ‘그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2015년까지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8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68개 협력사와 함께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해양기술박람회(OTC)에 참석했다. OTC는 전 세계 50여개국, 2500여개 업체가 모이는 세계 최대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전시회 및 기술 콘퍼런스다. 협력사들은 OTC를 참관하며 해양플랜트 업계의 최신 기술 동향 등을 파악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GS그룹은 계열사별로 △정규직 전환 확대 △협력사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지급조건 개선 △기술 및 상품 공동개발 등을 통해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와 동반성장 강화
삼성그룹은 전문 채용 사이트를 운영, 협력사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 신입사원에게 직무교육도 시켜준다. 지난해 협력사가 채용한 660명의 신입사원에게 삼성그룹 신입사원에 준하는 교육(3박4일)을 시켜줬다. 또 삼성전자는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2·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는 1조원 규모 상생펀드를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4000억원을 냈다.
SK그룹은 지난해 동반성장 실천계획을 세우고 협력업체 임직원의 역량개발을 지원하는 ‘SK동반성장아카데미’ 해외연수 과정을 신설했다. SK텔레콤은 작년 3월 중소 협력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프로그램인 ‘동반성장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새로 만들었다.
포스코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및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함께 ‘성과공유 자율추진 및 동반성장 투자재원 출연 협약’을 맺었다. 동반성장 출연금액을 160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 성과공유제는 발주처인 대기업과 각종 부품 공급처인 중소기업이 함께 연구 과제를 수행해 얻은 경제적 성과를 나누는 게 골자다. 포스코는 작년까지 총 2351건의 과제를 수행, 1328억원을 중소기업에 나눠줬다.
동국제강은 2010년 하나은행과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생 패키지론’을 조성해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1차뿐 아니라 2차 이상의 협력업체에도 금융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 납품대금 100% 현금결제, 대금지급 횟수 확대 등을 통해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함께 동반성장펀드 651억원을 조성, 협력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협력사의 시설 투자를 위한 긴급자금 지원 등도 운영 중이다.
동부그룹은 협력사와 공동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을 추진하고, 현금결제 비중 확대와 교육 지원 등 다양한 상생경영을 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최근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윤리의식 고취 교육을 했다.
에쓰오일은 협력사와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위해 일찍부터 전자구매시스템을 도입했다. 입찰부터 대금 지급까지 전 구매 과정도 자동화했다. 결제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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