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디자인 분야별 전문가 모여 봉사단 '친환경 적정기술硏' 설립
"일회성 지원보다 전공 살려 기부"
“아프리카 말라위나 에티오피아 시골 마을에선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자동차로 한두 시간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다녀오기도 합니다. 이들 나라의 전체 가구 중 30%가량이 휴대폰을 갖고 있고 휴대폰을 조명으로도 쓰지만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예요. 하지만 이 충전기가 있으면 램프에 불을 켜고 라디오도 들을 수 있죠.”
최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하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UX혁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충전 포트를 정리해 넣은 케이스를 들어 보였다. 이 회사 연구원들 모임인 ‘친환경 적정기술 연구회’에서 개발한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기(솔라 멀티 차저)다.
이 연구회는 아프리카 등 빈곤 국가들에 에너지 절약형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2010년 말 결성됐다. 하 연구원과 박병주 책임연구원, 김상훈 선임연구원 등은 업무 분야가 다르지만 빈곤 국가 사람들을 기술로 돕자는 뜻을 같이했다.
연구회는 적정기술 전문가인 장수영 포항공대 교수를 지도교수로 초빙, 기술과 디자인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2년 넘게 20여명의 연구원이 매월 모임을 갖고 재능기부 봉사단인 ‘라이프스굿 봉사단’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적정기술의 핵심은 일회성 도움이 아닌 지속가능한 활용”이라며 “기술 개발과 맞춤 디자인뿐 아니라 관련사업 구상, 기술 교육, 매뉴얼 제작 등을 함께 진행한다”고 말했다.
연구회의 첫 번째 작품이 바로 태양광 충전기로, 개발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다. 단순히 마을에 시스템만 기증하는 게 아니라 현지 업체를 선정해 충전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모델과 운영 방식도 고안해냈다.
문맹률이 높은 지역인 만큼 사용법도 그림으로 그려 배포했다. 연구회는 지금까지 이 시스템을 말라위에 1대, 에티오피아에 2대 전달했다. 1대로 휴대폰 40개를 충전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안전한 식수를 위한 정수 시스템과 야간 교육을 위한 프로젝터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의 원조로 변화가 생길 수는 없는 만큼 비즈니스와 연계해 지속성을 갖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착한 기술’ 전수에 푹 빠진 연구원 3인방은 “주변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자기가 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면 누구나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요즘 적정기술과 관련한 포럼이나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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