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얼마나 쓰나
대학 반값 등록금 5조…고교 무상교육에 3조
정부는 향후 5년간 복지 지출을 총 80조원가량 늘리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재원 134조8000억원 중 59%가량을 복지에 집중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복지 확대에 드는 돈은 첫해인 올해는 4조3000억원에 불과하지만 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24조60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급증한다. 때문에 경제여건이 획기적으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두고두고 재정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초연금에 17조원 투입
박 대통령이 추진하기로 한 140개 국정과제 중 재정투입이 필요한 과제는 104개다. 이 중 절반인 52개가 ‘국민행복’ 기조에 따른 복지 공약이다. 정부는 복지 공약 이행에 5년간 79조3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특히 내년 7월부터 도입되는 기초연금에 필요한 돈만 2017년까지 17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31일 발표한 ‘공약 가계부’ 중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한 달에 최대 2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이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한해 월 최고 9만6800원을 주는 것에 비해 연금 지급 대상과 지급액이 확대된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다. 현재는 지급 대상 노인이 391만명이지만 2017년에는 669만명으로 늘어난다. 제도 도입 첫해인 내년에는 2조3000억원만 투입하면 되지만 2017년에는 6조원을 밀어넣어야 한다. 노형욱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은 “최근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80%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공약가계부에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방안에 따라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주는 것을 가정하고 예산을 짰다”고 말했다.
출산 장려정책과 무상보육 등에도 막대한 돈이 든다. 만 0~5세 자녀를 둔 전 계층에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데 5조3000억원, 만 3~5세 누리과정 지원비 인상에 6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암·희귀난치성질환·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데도 2조1000억원이 든다. 빈곤층 지원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 체계를 개편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6조3000억원, 장애인연금 기초급여 확대에 3조9000억원이 쓰인다. 민생 치안 강화를 위해 경찰 인력을 매년 4000명씩 5년간 2만명 증원하고 기본급과 야간수당을 인상하는데도 1조4000억원이 배정된다.
○고교 무상교육 확대 3조1000억원
복지 분야 외에 또 다른 국정기조인 경제부흥(33조9000억원), 평화통일 기반구축(17조6000억원), 문화융성(6조7000억원)에도 상당한 재원이 소요된다. 철도 부지 등에 5년간 임대주택(행복주택)을 20만가구 짓는 데 9조4000억원이 쓰이고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전세임대 등에도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3조1000억원), 소득 하위 80% 계층의 대학생에게 대학등록금의 25~100%를 지원하는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사업(5조2000억원) 등도 포함됐다.
연구개발(R&D) 분야 예산은 2017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확대한다. 여기에 필요한 돈은 8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한국형 발사체와 정지궤도 위성, 달 탐사선 개발 등 우주 개발분야에 1조3000억원이 배정된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와 감시·타격 능력 확보에는 4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문화 예산은 2017년까지 정부 재정 대비 2% 수준으로 확대된다. 필요 재원은 6조6000억원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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