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 바닥은 어디 …'블랙아웃' 공포로 부담 커져

입력 2013-05-31 15:27

불량 부품 설치로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력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소재·산업재 주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공급 부족으로 전기료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전력 소비량이 많은 철강, 화학 업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산업통산자원부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응해 '2013년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요 감축을 위해 전력 다소비 업체에 대한 절전 규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철강 업종 등에서 생산량 감소와 전기료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산업이 영향을 받겠지만 철강과 화학 등 중장비 산업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민자 발전회사들은 수혜주로 꼽힌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사안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업종은 철강과 고도화 시설을 가진 정유, 화학 쪽" 이라며 "SK와 에스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 종목은 수혜 종목"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철강의 경우 공급 과잉으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라 더욱 힘들 것" 이라며 "원가 인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다른 요인들과 같이 반영되기 때문에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이 가장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SK증권에 따르면 동절기와 하절기 각각 45일, 일간 3시간의 긴급절전으로 철강공장 가동이 중단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3%의 생산량 차질이 예상된다. 공장가동 중단 대신 오프타임의 3배에 이르는 피크타임(연간 90일·하루 3시간) 전력료를 업체에 부과할 경우 연간 전력료가 6.2% 상승하는데 올해 5% 가량의 전력료 인상을 감안하면 연간 전력료가 11.5% 뛴다.

철강주 중에서도 현대제철의 원가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전력난에 따른 피해는 전기로 제강사에 집중되고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대비 전력료 비중이 86.1%(지난해 개별 실적 기준)에 달할 것" 이라며 "오는 9월 3고로가 가동되면 내년부터 전력요금이 지난해 영업이익(8708억원)을 웃도는 9000억 원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했다.

증권업계에선 철강 및 비철금속 기업들의 영업이익 대비 전기료 비율은 20~3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전기료 비율은 POSCO 22%, 현대하이스코 19%, 고려아연 32%, 풍산 26% 수준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소비전력의 약 70%를 자가발전하고, 고로에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고려아연은 소비전력의 약 20%를 자가 발전하고 있다. 내년 증설되는 전해공장의 생산능력을 오프피크에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피해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재 현대제철은 전날보다 900원(-1.23%) 하락한 7만2100원에 장을 마쳐 이틀째 하락했다. 포스코(-0.77%)도 내렸다. 고려아연(5.48%)은 금값 상승 영향으로 올랐다.
한경닷컴 오정민·강지연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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