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흡연율 41%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성인 남성 폐암의 55.6%가 흡연이 원인입니다. 금연하면 폐암 발생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흡연자를 16년간 추적해 폐암 발병률을 관찰한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16년간의 흡연자 추적조사 연구는 국내 최장기간이다.
안윤옥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사진)팀이 대한의학회지 4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남성 1만4533명을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추적조사한 결과, 이 기간 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이 비흡연자의 4배에 달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은 8년 추적관찰과 16년 추적관찰 결과가 비흡연자의 4배로 비슷했다는 점이다. 이는 영국에서 3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20년과 40년을 각각 추적관찰했을 때 흡연자의 폐암 사망 위험이 20년째 8배에서 40년째는 15배로 곱절 가까이 증가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한국의 추적 관찰기간이 짧은 이유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흡연자로 분류된 간접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배종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흡연기간이 다른 사람의 폐암 발병률이 같다는 얘기는 우리 사회의 흡연율이 워낙 높아 비흡연자가 받는 간접흡연 피해가 심각함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법적 장치를 마련해 영국처럼 40년 이상 추적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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