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채용 오디션'바이킹 챌린지'
스펙·나이 불문· 다양한 경력 참가자 끼 대결
1~2년차 사원이 지원자 가장해 '스파이 면접'도
“불가능은 잊어라. 가능성은 이어라. 바이킹이 있다.”
지난 29일 경기 용인시 SK아카데미 경영관 2층 강당. 바이킹 모자를 쓴 사람을 중심으로 붉은 셔츠를 입은 9명의 젊은이가 단체로 프레젠테이션을 펼치고 있었다. SK텔레콤 입사를 희망하는 이들은 ‘지원회사의 광고를 제작하라’는 과제를 받고 결과물을 면접관 앞에서 공개했다. 소통 기회 상생 미래 등 네 가지 주제별로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 광고였다.
작년에 이어 SK가 올해 두 번째로 실시한 ‘바이킹 챌린지’ 최종 면접 현장의 한 모습이다. 전국 6개 도시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75명의 지원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1박2일 일정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참가자들의 열기로 강당 안은 후끈 달아올랐다. 바이킹 챌린지는 영어점수나 학교, 전공 등 이른바 ‘스펙’을 무시하고 참가자의 아이디어와 열정,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해 채용을 결정하는 SK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스펙을 따지지 않는 덕에 최종 결선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합류했다. 이명준 씨(26)는 세계 해킹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컴퓨터 전문가다. 박소영 씨(26)는 요리사로 일하다 프로그래머로 진로를 바꿨고, 이강산 씨(28)는 지난 1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유명 관광지에서 갓을 쓴 선비 복장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최고령인 최재훈 씨(33)는 온라인에서 디지털도어록 판매를 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이노베이션, 텔레콤, 브로드밴드, 플래닛, 네트웍스 등 취업하길 원하는 회사를 한 곳씩 적어냈다.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들을 평가하기 위한 SK 인사팀의 준비도 기발했다. 팀마다 입사 1~2년차 사원들이 지원자로 위장해 함께 팀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스파이’로 잠입한 선배 사원들은 참가자들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점검했다.
이들은 일부러 분란을 일으켜 팀원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도 살폈다. 인사팀은 과제 발표 30분을 앞두고 팀별 발표자를 갑자기 바꾸도록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협동심을 발휘해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한 미션이었다.
이강무 SK 인재육성위원회 상무는 “일반 공채였다면 최종 면접자 중 상당수는 서류심사에서 탈락했을 수도 있다”며 “바이킹 챌린지는 숨은 진주를 찾는 것이며 지원자들의 치열함이 새 사업 발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SK는 바이킹 챌린지로 50여명의 인턴을 뽑아 90% 이상을 정식사원으로 채용했다. 올해 합격자도 인턴 기간을 거쳐 내년 1월1일 정식 채용될 예정이다.
용인=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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