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한마디는 규율이자 지침…지위가 높을수록 말은 신중해야
강성욱 <GE코리아 대표 Chris.Khang@ge.com>
말(語)은 그냥 소리가 아니다. 말 속엔 품격이 있고 권위가 있고 향기가 있다. 누구나 입을 갖고 있지만 그 입을 통해 나오는 말에 따라 사람의 인품과 됨됨이가 다르게 평가되며, 그 파장 또한 달라진다.
요즘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을 둘러싸고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일삼는 모습을 보며 리더가 하는 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술자리에서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 하더라도 손가락질을 받을 만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모독적 발언 등은 국가 지도자들이 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품격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일본 정치인들의 극우주의 경쟁은 다분히 정치적 이해관계를 계산한 의도적 발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극우정치인의 행동과 말이 전체 일본 국민의 여론을 대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체의 의견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 지도자들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지도자들의 말은 그 국가와 조직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일본 극우정치인들이 이러한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망언과 행동을 한다면, 이는 일본 내부의 정치적 경쟁을 너머 국제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유엔까지 나서서 일본 정치인들의 경거망동을 규탄하고 있으며 중국에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전쟁에 깊이 관련된 일본 기업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늘고 있다.
이렇듯 정치 지도자들의 말 한마디는 한 국가에 정치 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망언은 일종의 직무유기일 수 있다. 이제라도 일본 정치지도자들은 좀 더 21세기 국제화 물결에 걸맞는 리더십을 발휘해 현 상황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이처럼 말이란 말하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무게와 파장이 다르다. 그렇기에 지위가 높을수록 더욱 말 속에 신중함과 품격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이는 국가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리더의 말이란 조직을 대표하는 것이며 부하들에게는 절대적 규율이자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겸손한 태도와 수평적인 의사소통 능력은 21세기 기업 리더에게도 핵심 덕목이다. 더 나은 리더가 되고 싶다면 ‘말’부터 잘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정치에서든 기업에서든 소통은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그 명제만은 점점 더 견고해질 것 같다.
강성욱 <GE코리아 대표 Chris.Khang@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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