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2013 제네바 비타푸드 탐방…10년 내 50조원 시장 성장…세계는 지금 '유산균 전쟁'

입력 2013-05-28 15:30
헬스 트렌드

식음료에 머물렀던 유산균…캡슐·분말 주사 등 개발
연 매출 12% 이상 성장



“세계는 지금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유산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팔엑스포(PALEXPO) 전시장에서 열린 ‘비타푸드 유럽(Vitafoods Europe)’을 주관한 닉 호커 비타푸드인터내셔널 부사장의 말이다. 종전까지 요구르트 등의 식음료에 머물렀던 유산균 제품이 캡슐 분말 주사제 등을 비롯해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학·기업·연구소 등의 각종 연구 결과도 발표되면서 그야말로 최고의 건강식으로 유산균이 급부상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주최 측은 ‘2013 헬스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올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가 세계적으로 23조원(약 22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매출 규모는 매년 8~12% 이상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네바 비타푸드에서 전 세계적으로 조명받고 있는 유산균의 진화에 대해 알아봤다.

◆10년 내 50조원 급성장

올해 15회를 맞은 이번 박람회에는 전 세계 40여개국 554개 업체가 참가했다. 2만여명이 넘는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이 어떤 건강기능식품을 선호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강식품 전시장이었다. 참가 업체들은 고령화와 웰빙 추세에 맞춰 면역 강화, 항산화, 다이어트 등과 관련된 건강식품을 대거 출시했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무려 68개사가 유산균의 하나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가지고 나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변비·설사 등 장기능 개선을 넘어 다양한 건강 효과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유산균 원료사인 덴마크 크리스찬한센, 스위스 원료업체 DSM, 미국 듀폰 등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신제품을 내놨다. 한국에서도 쎌바이오텍·비피도 등 유산균 업체가 참가했다. 샬롯 베이어홈 크리스한센 마케팅매니저는 “건강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옮겨가면서 건강기능식품이 뜨고 있다”며 “유산균은 유럽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유산균 효과 “살아있네”

유산균은 대장에 살고 있는 대표적인 유익균을 총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유익균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든다. 채소를 적게 먹고, 고지방식으로 변하는 서구식 식습관이 원인이다. 유산균의 밥에 해당하는 섬유소가 줄어드는 것도 한 요인이다. 유산균은 김치·젓갈·요구르트·치즈 같은 발효 음식으로 보충할 수 있다.

유산균을 배양해 고농도로 농축한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다. 비타푸드 유럽에선 유산균의 효과를 극대화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대거 소개됐다. 국내 대표적 유산균 업체인 쎌바이오텍의 정명준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에 있는 유산균은 g당 최소 1억마리다. 김치 두 포기에 있는 유산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g당 최대 1000억마리의 유산균을 농축할 수 있는 기업은 쎌바이오텍을 포함해 5곳뿐이다.

유산균이 주목받는 이유는 임상시험을 통해 다양한 효과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대원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산균은 대장의 독소를 제거하고, 영양소 흡수를 도와 면역기능을 강화한다”며 “이를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아토피 피부염·간질환·콜레스테롤·대장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 겨냥한 제품 봇물

비타푸드 유럽에선 유산균의 효과와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섭취한 유산균이 효과를 내려면 장까지 살아서 가야 한다. 위산에서 죽지 않는 게 관건이다. 방법은 유산균을 코팅하는 것이다. 쎌바이오텍은 4세대 유산균 코팅기술을 적용한 이중코팅 제품(듀오락) 10여 가지를 선보였다. 정 대표는 “유산균을 이중으로 코팅하면 99%가 살아서 장까지 간다”고 말했다.

유산균 제품의 제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그동안 분말제와 캡슐제가 많았다. 하지만 유·소아는 복용이 힘들었다. 크리스한센은 유산균을 오일 형태로 만들어 입에 떨어뜨려 먹는 ‘오일 드롭(Oil-drop)’ 제품을 출시했다. 이탈리아 프로바이오티칼은 유산균으로 질염을 치료하는 의료기구를 내놨다. 정 대표는 “유산균의 효능은 현재 약 10%만 밝혀졌다. 앞으로 더 많은 효과가 확인되면 활용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네바=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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