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1주일, CJ 분위기는
李부회장, 압수수색 다음날
美 영화행사서 급히 귀국
출국금지된 이재현 회장
터키·中 등 해외 스케줄 스톱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은 지 1주일이 지난 27일 CJ그룹엔 긴장감이 팽배하다. 겉으로는 차분한 모습이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감에 직원들의 동요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서울 중구 장충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반면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서울 상암동 사옥 등으로 매일 출근하면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수사로 인해 임직원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위축되지 말라”며 이전보다 더 활기찬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어깨를 두드리고 살갑게 말을 붙이는 횟수가 많아졌다는 것. 이 부회장은 미국 영화협회(MPAA·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의 한국 영화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압수수색이 실행된 다음날인 지난 22일 귀국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이외의 다른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중심이 돼 회사를 이끌고 있다. 민감한 시기에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하절기로 접어들면서 식품 관련 위생 등 안전사고에 대해 어느 때보다 신경쓰고 있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엎친 데 덥친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검찰 수사와 함께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상당수 직원들이 일상적인 업무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CJ그룹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 회장의 출국이 금지됨에 따라 해외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잡아놨던 경영진의 현지 방문 스케줄도 모두 취소됐다. 이달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등 해외 3~4개 지역 방문은 ‘없던 일’이 됐다.
해마다 하반기에 계열사 전 CEO들이 모여 해외에서 그룹의 경영계획을 짜는 ‘글로벌 콘퍼런스’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CJ그룹 관계자는 “굵직굵직한 해외 진출 건을 이 회장 없이 CEO 단독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며 “올해를 ‘글로벌 CJ’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 진출에 매진하고 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질 거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쏟아지는 의혹에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던 그룹 계열사 홍보 담당자들은 27일 오전 회의를 열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이 날 CJ그룹은 “홍콩 특수목적법인(SPC)인 CJ글로벌홀딩스와 CGI홀딩스가 각각 1840억원과 831억원을 국내외 은행에서 대출받아 다른 나라의 실물자산 등에 투자한 뒤 조세피난처나 차명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 확인을 거친 뒤 곧바로 “해당 대출금은 모두 실제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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