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까지 30% 급증…FTA효과·저도수 술 선호
저가 와인이 인기 이끌어…수입사 품종 다변화도
올 들어 와인 수입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위스키와 막걸리 등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와인 판매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미국과 칠레 유럽 등의 수입 와인 가격이 싸졌고 △저도주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와인이 대중적 술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위스키 대신 와인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와인 수입량은 1만115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567t)보다 30.2% 급증했다.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2007년(1만840t)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기준으로 2007년의 3만1810t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와인 수입 판매회사인 신동와인의 유태영 이사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1만~3만원대 와인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저가 와인 수입을 늘리고 있다”며 “와인이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있는 데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로 주류 소비문화가 변하면서 와인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이마트에서 와인은 13.8%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이 기간 위스키는 판매량이 2.8% 줄어들었고, 주류를 포함한 전체 매출이 8.4% 떨어졌다. 와인은 이마트 주류전체 매출 구성비에서도 21.1%를 기록하며 ‘국민 술’ 소주(15.9%)를 누르고 맥주(39.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FTA 효과로 가격 하락
업계에서는 우선 FTA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칠레에 이어 유럽연합(EU), 미국 등과의 FTA가 발효되면서 와인에 붙던 관세(15%)가 철폐됐다.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인기 와인 ‘로버트 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은 7만8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11.5% 내렸다.
올해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발비 모스카토다스티’다. 간치아, 콰트로, 신포니아 스위트 등도 소비자들의 손이 자주 갔다. 레드와인과 비슷한 비율로 화이트와인이 많이 팔리는 것도 특징이다. 신근중 와인 바이어는 “화이트와인은 음식과 잘 조화되기 때문에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5만~10만원대 레드와인이 인기를 끌었다. 1865(칠레), 캔달잭슨(미국), 샤또 보빌 라랑드(프랑스) 등이 매출 상위권에 들었다.
와인시장이 다시 중흥기를 맞이하자 수입사들도 바빠졌다. 유동기 금양인터내셔날 차장은 “소비자들이 올해는 다양한 맛의 와인을 찾고 있다”며 “저가 와인보다 한 등급 위인 3만~4만원대 와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호 나라셀라 기획홍보 이사는 “카베르네 소비뇽, 멀롯 등 기존 인기 품종 와인 외에 피노 누아, 소비뇽 블랑 등을 강화해 품목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스키 수입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와인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마트는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으로 와인산지를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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