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오류로 불붙은 경제논쟁
WSJ "권투장갑 벗고 싸우는격"
“그들의 논문은 성역화된 지위를 잃었을 뿐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됐다.”(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당신의 태도가 너무나 무례해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케네스 로고프,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
‘긴축이냐, 양적 완화냐’를 놓고 벌이고 있는 거물급 경제학자들 간의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세계 최고 대학 지성들이 상대방을 향해 거침없이 감정적 표현을 내뱉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권투 경기에서 장갑을 벗고 싸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문제의 발단은 로고프 교수와 라인하트 교수가 2010년에 함께 쓴 ‘부채 시대의 성장’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두 사람은 이 논문에서 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90%를 넘어서면 성장률이 둔화된다고 썼다. 이 논문은 재정위기가 불거진 유럽에서 긴축정책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하지만 논문에 쓰인 데이터에 일부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제학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부채를 늘려서라도 일단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해온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 등을 통해 수차례 두 교수를 비난했다. 최근에는 ‘뉴욕리뷰오브북스’라는 잡지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의 논문을 방어하려고 애를 써왔지만 좋게 말하자면 약했고 나쁘게 말하자면 회피적이었다”고 조롱했다.
이에 로고프와 라인하트 교수는 26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크루그먼 교수에게 보내는 다섯 장 분량의 서한을 올렸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당신의 학문적 성과를 존경해왔지만 지난 몇 주간 보여준 무례한 태도에 깊이 실망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우리의 데이터 오류를 발견한 앰허스트대의 논문도 높은 부채비율이 성장을 저해한다는 핵심 결론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오류가 밝혀질까 두려워)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당신의 주장은 우리의 학문적, 개인적 도덕성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두 교수는 엑셀 입력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데이터의 오류를 정정하더라도 부채비율이 GDP의 90%를 넘으면 성장이 둔화된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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