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연비' 두 마리 토끼 잡은 SM5 1.6 터보 타보니···
"어! SM5 타는 게 이렇게 재미 있었나?"
르노삼성자동차가 중형 세단 SM5의 상품성을 바꿨다. 외관은 그대로인데 엔진과 변속기를 바꾼 완전히 달라진 차를 내놨다. 이를테면 겉모양은 똑같아도 '강심장' 터보를 달아 달리기 솜씨만 놓고 보면 신차급으로 봐도 무방하다.
SM5 TCE는 최근 들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추세인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차다. 배기량 크기를 줄이면서 성능과 연비를 높인 게 핵심이다. 국산 중형세단 중 배기량 1600cc급 엔진을 처음 적용한 사례도 앞으로 시장 트렌드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춘천을 돌아오는 왕복 200km 코스를 시승했다.
신차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운동 능력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최고출력 190마력의 힘을 내는 1.6ℓ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은 경쾌하게 반응한다. 초반 가속시 터보엔진 특유의 터보렉(Turbo Lag) 현상으로 한 템포 쉬고 가속이 걸리지만 시속 120km까지 달리기는 2.5ℓ급 엔진과 맞먹는다. 새 변속기의 부드러움과 맞물리면서 운전자가 체감하는 가속감은 몹시 역동적이다.
고속 주행시 운전자 만족감도 나아졌다. 서울~춘천고속도로 터널구간에서 시속 160km를 달릴 때도 차체 움직임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국산차가 이쯤되면 속도를 더 내기 불편하지만 SM5 1.6 엔진은 거침없이 내달린다.
르노삼성은 이 차에 닛산에서 빌려온 엔진과 페라리 등 스포츠카에 제공되는 독일 게트락(Getrag)사의 변속기를 얹었다.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190마력, 24.5kg·m으로 SM5 플래티넘보다 30%가량 향상됐다. 연료소비효율도 13㎞/ℓ로 개선됐다. 국산 중형 세단 중 연비는 가장 뛰어나다. 2개 클러치가 변속하는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로 교체하면서 연료 절감 효과를 얻었다.
실내 인테리어 변화도 눈에 띈다. 도어와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에 흰색과 검은색 투톤 처리로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좀더 젊은 감각이 더해지면서 30대 소비층에 어필할 만한 요소가 많아졌다.
르노삼성은 올해 SM5 전체 판매분(4만대)의 약 20%를 SM5 TCE로 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상품성만 놓고 보면 향후 1.6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SM5는 명실공히 르노삼성의 주력 차종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회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판매 성적표는 전성기 시절에 한참 못미친다. 특히 최근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놓고 파업을 결의하는 등 회사를 압박하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다. 때문에 르노삼성이 SM5 TCE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판매 가격은 2710만원. 편의사양이 비슷한 SM5 플래티넘 LE트림(2660만원)과 비교해 50만원 올랐다. 플래티넘 2.0 대비 파워트레인을 보강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분은 없는 수준이다. 경쟁 차종이 되는 쏘나타 2.0 터보(2980만원)보다 싸다는 것도 이점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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