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주택담보대출 어떻게 지원하나…만기 30년 연3%대 고정금리로 '갈아타기'

입력 2013-05-24 17:11
수정 2013-05-24 23:50
신제윤 금융위원장, 금융지주사 회장 간담회


24일 열린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내놓은 하우스푸어 지원책의 핵심은 은행권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과 주택금융공사의 ‘적격전환대출’이다. 두 제도는 모두 원리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하우스푸어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나눠 갚도록 해 하우스푸어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제도다.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채무 감면과 같은 지원 방안 대신 금리를 내려주고 일정 기간 상환을 유예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적격전환대출, 10년까지 상환유예

두 지원 방안은 연체가 시작되지 않았거나, 연체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주택담보대출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내용은 조금 다르다. 프리워크아웃은 최대 3년 거치기간을 포함해 35년 장기 분할 상환으로 바꿔준다. 금리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은행들이 조금씩 조정해준다. 그간 밀린 연체이자는 감면받을 수 있다. 대출 이용자가 요청하면 6개월간 경매를 유예해준다.

적격전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10~30년 만기 장기 고정금리(연 3.7~3.9%)로 갈아타게 해주는 제도다. 다만 대상자 요건이 까다롭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났거나 전체 대출기간에서 절반 이상이 경과해야 한다. 또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주택 규모 85㎡ 이하, 주택가격 6억원 이하 1주택자, 신용등급 1~8등급인 경우에 최대 2억원까지 ‘갈아타기’를 신청할 수 있다.

대신 상환유예 등의 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실직 등으로 소득이 50% 이상 감소한 것이 인정되면 최장 10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해준다. 소득이 50% 미만 줄어든 경우엔 5년까지 유예하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2년까지 원금 상환을 미루도록 해준다.

정부는 적격전환대출이 앞으로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말까지 1조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갈아타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한 적격대출 이용자 중 약 70%가 기존 대출에서 갈아타려는 이들이었다”며 “원금 상환 유예 등의 조건을 포함한 새 적격전환대출은 하우스푸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달 말부터 실시하는 보유주택 지분 매각 제도도 있다. 보유주택 지분 매각 제도는 주택담보대출 이용자가 보유 주택의 일부나 전부를 캠코에 판 뒤 그 집에서 살다가 일정 기간 후 캠코에서 지분을 되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금융 부가가치 GDP의 10%로”

이날 간담회에서 신 위원장은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1990년대 중반에 6%에 진입하고 2005년 6.9%에 도달한 뒤 지난해(7.0%)까지 정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년 내 이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우선 해외 진출을 꼽았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은행 위주 금융지주 지배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금융시장의 체계적 관리와 육성, 대체투자상품 활성화 등을 통해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맞는 금융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해외 진출이나 새로운 상품 등을 만들려면 정부의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은/박신영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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